바이든 시절 총기 규제 대거 폐기
판매업자 단속·신원조회 완화 추진
총기 규제 단체 "공공 안전 후퇴" 반발
총기 판매업자에 대한 단속을 축소하고 일부 정신질환 병력이 있는 사람들의 총기 소유 제한을 완화하는 방안까지 포함되면서 미국 내 총기 규제를 둘러싼 논란이 다시 격화되고 있다.
5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즈(NYT)에 따르면 미국 연방 주류·담배·화기·폭발물 단속국(ATF)은 최근 총기 관련 규제 30여 건의 개정 또는 폐지를 추진하고 있다. 이번 조치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과정에서 공약한 '수정헌법 제2조(총기 소유권) 보호' 정책의 일환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4년 대선 당시 "백악관에서 총기 소유자들의 가장 좋은 친구가 되겠다"고 밝혔다. 그는 취임 직후 법무장관에게 국민의 수정헌법 제2조 권리 침해 여부를 조사하라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행정부는 이미 반복적으로 법을 위반한 총기 판매업자의 면허를 취소할 수 있도록 했던 바이든 행정부의 '무관용 정책'을 폐지했다.
해당 정책은 판매 기록 위조, 신원조회 생략, 총기 소유가 금지된 사람에 대한 판매 등을 저지른 업자들을 대상으로 면허를 취소할 수 있도록 했으며, 실제로 600건 이상의 면허가 취소됐다.
새 기준은 판매업자가 법 위반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점을 입증해야 면허를 취소할 수 있도록 요건을 강화해 향후 면허 취소 건수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행정부는 또 총기 박람회와 일부 개인 간 거래에 적용되는 신원조회 의무를 완화했다.
정신질환 병력이 있는 일부 사람들의 총기 소유 제한을 완화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현재 비자발적으로 정신병원에 입원한 사람은 총기 소유가 금지되지만, 자발적으로 입원한 사람은 허용하는 방향으로 규정을 정비하는 내용이다.
아울러 재정 관리 능력이 부족해 후견인을 지정받은 재향군인뿐 아니라 일반 미국인에 대해서도 자동적인 총기 구매 제한을 적용하지 않는 방향으로 제도를 손질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특정 총기 신청 시 요구되던 지문 제출 의무를 폐지하고, 연방 총기 판매업자에 대한 각종 행정 규제도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행정부는 민주당 주정부의 총기 규제에도 법적 대응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 콜로라도와 워싱턴 D.C., 버지니아주의 반자동 소총 규제에 이의를 제기했으며, 캘리포니아주의 글록 권총 판매 제한과 버지니아주의 반자동 소총 판매 제한에 대해서도 소송을 제기했다.
백악관은 이번 정책이 수정헌법 제2조가 보장하는 국민의 권리를 회복하기 위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행정부는 바이든 행정부가 의회의 입법 절차를 거치지 않고 규제를 통해 총기 소유권을 과도하게 제한했다고 주장했다.
미국 총기산업단체인 전미사격스포츠재단(NSSF)의 마크 올리바 대변인도 "업계는 총기를 생산·판매할 수 있는 법과 규정에 대한 명확성을 원한다"며 규제 완화를 지지했다.
반면 총기 규제 단체들은 공공 안전이 크게 후퇴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브래디 총기폭력방지캠페인의 크리스 브라운 회장은 "바이든 행정부의 규제로 진전이 있었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100년 전으로 되돌아가고 있다"며 "ATF의 산업 규제 능력을 심각하게 약화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에브리타운 포 건 세이프티의 고문이자 전 ATF 관계자인 마리아나 미첨도 "이러한 총기들이 다시 지역사회로 유입되면서 폭력 범죄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ATF가 공개한 자체 비용·편익 분석에서도 일부 규제 완화가 공공 안전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ATF는 정신질환 병력이 있는 일부 사람들의 총기 소유 제한 완화가 "잠재적인 대규모 인명 피해 사건"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또 안정화 브레이스 규제 폐지 역시 "위험하고 쉽게 은닉할 수 있는 무기가 늘어나 공공 안전에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롭 체카다 ATF 국장은 "모든 비용과 편익을 투명하게 제시하기 위한 분석"이라며 "공공 안전은 여전히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토드 블랜치 법무장관 대행도 "총기 업계와 합법적인 총기 소유자의 권리, 공공 안전 사이에서 신중한 균형을 맞추려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규제 완화에도 총기 소유권 옹호 단체들은 이번 조치가 충분하지 않다며 추가 규제 철폐를 요구하고 있다.
미국총기소유자협회(GOA)의 에리히 프랫 수석부회장은 "바이든 행정부 이전 수준으로 되돌리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총기 판매 기록 보관 의무 등 남아 있는 규제도 전면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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