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멋진 신세계' 제작진 "임지연·허남준 캐스팅, 쾌재 불렀죠"

기사등록 2026/07/04 06:00:00

'멋진 신세계' 한태섭 감독·강현주 작가 서면 인터뷰

"판타지 세계관에 시대성과 현실성 담으려 노력"

세심한 역사 고증 호평…"땅에 발붙인 세계관"

"'삶을 긍정하자'는 메시지, 시청자 반응에 행복"

[서울=뉴시스]드라마 '멋진 신세계' 속 한 장면. (사진=SBS 제공) 2026.07.0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강주희 기자 = SBS 드라마 '멋진 신세계'는 올해 상반기 흥행작이라고 할 만큼 가히 신드롬급 인기를 끌었다. 공개 첫 주 넷플릭스 비영어권 TV쇼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7주 연속 톱10 자리를 지켰다. 시청률 역시 방영 내내 상승세를 그리며 최종회에서 최고 11.8%(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흥행의 중심에는 연출을 맡은 한태섭 감독과 각본을 쓴 강현주 작가가 있다.

한 감독과 강 작가는 최근 뉴시스와 서면 인터뷰에서 '멋진 신세계'가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은 것에 감사함을 전했다. 한 감독은 "국내 시청자들을 만족시키려 노력했는데 해외에서도 좋아해 주실 줄은 몰랐다"며 "추운 겨울 오랫동안 고생한 스태프에게 작은 보상이 된 것 같아 안도감이 든다"고 말했다.

강 작가도 "스스로 보고 싶은 서사와 인물을 마음껏 썼는데 사랑해 주셔서 뭉클할 따름"이라며 "신인 작가로서 계속 이야기를 꾸려 나가도 되겠다는 신호를 받은 기분"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어두운 밤바다 위를 홀로 표류하다가 등대의 한 점 불빛을 만난 것처럼 안도가 된다. 뭍으로 향할 수 있겠다는 작은 확신을 주셔서 감사하다"고 했다.

지난달 20일 종영한 '멋진 신세계'는 조선 악녀 강단심의 영혼이 빙의된 무명 배우 신서리(임지연)와 악질 재벌 차세계(허남준)의 로맨스를 그렸다. 방영 전 여주인공이 조선시대에서 21세기 대한민국으로 타임슬립 하는 설정이 다소 진부하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탄탄한 서사와 섬세한 연출로 빠르게 입소문을 탔다. 강 작가는 시나리오 작업을 돌아보며 "시대성과 현실성에 주안점을 두고자 노력했다"고 돌아봤다.

"판타지라는 장치를 통해 과거의 인물을 현대로 소환하는 서사가 자칫 공중에 붕 뜬 이야기가 될 수도 있기에, 최대한 개연성 있게 그려지길 바랐어요. 이미 많은 선례가 있는 타임슬립물의 익숙한 통과의례들은 과감하게 건너뛰고 추진력을 살리는 데 집중했던 이유입니다. 동시에 신서리라는 인물이 시청자분들께 진짜 살아있는 사람처럼 다가가길 바랐습니다."

[서울=뉴시스] 드라마 '멋진 신세계'의 한태섭 감독과 배우 임지연. (사진=SBS 제공) 2026.07.0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이 작품은 드라마 '더글로리'와 '유어 아너'에서 파렴치한 빌런 캐릭터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임지연과 허남준을 주연으로 캐스팅해 화제를 모았다. 한 감독은 "대본의 난이도가 높아 캐스팅이 너무나 중요한 프로젝트였다"며 "악역 경험, 사극 경험이 어우러진 두 주인공의 완벽한 캐스팅을 이룬 직후 작가님과 '이건 됐다!' 쾌재를 부른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이어 신서리 역으로 극의 중심을 이끈 임지연에 대해 "'멋진 신세계'의 시작과 끝이었다"고 극찬했다. "준비를 철저히 해왔고, 장면을 돋보이게 하는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많아서 연출로서 도움을 받은 때도 많았다"며 "농담으로 '나중에 연출이나 제작을 하셔도 잘 하실 것 같다'고 말한 적도 있다"고 전했다.

차세계를 연기한 허남준에 대해선 "아직도 매력의 깊이를 알 수 없는 유니크한 배우"라며 "상대 배우와 케미가 좋아서 서리나 손실장과 주고받는 연기에서 코미디의 의외성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찍으면서 즐거웠다"고 칭찬했다. 강 작가도 "첫 작품에서 두 분을 만난 것은 저에게 '오뉴월의 서리'와 같은 기적"이라며 "임지연 배우는 이 드라마의 심장이자 동력이었고, 허남준 배우는 작품의 성패 그 자체였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드라마 '멋진 신세계'의 한태섭 감독과 배우 허남준. (사진=SBS 제공) 2026.07.0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멋진 신세계'는 판타지라는 외피를 두르고 있지만, 세밀한 역사 고증으로 호평을 받았다. 조선과 현대를 오가는 설정 안에서도 시청자들이 몰입할 수 있도록 시대의 질감을 살리는 데 공을 들이고, 설득력을 더했다. 동시간대 경쟁작이 역사 왜곡 논란에 휘말린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한 감독은 "자칫 이야기가 가짜 같다는 인상을 주면 시청자의 감정이입이 실패할 거라고 생각했다"며 "사극 파트는 정확한 사료를 바탕으로 철저한 고증에 따라서 의상, 미술, 소품, 로케이션 등 최대한 격조 있고 절제된 조선후기의 미학을 표현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강 작가 역시 "영혼 체인지라는 극적인 설정으로 문을 여는 만큼, 그 외의 요소들은 최대한 땅에 발을 붙이고 가자는 것이 기본 원칙이었다"고 밝혔다. 극 초반에 신사임당, 임윤지당, 허난설헌 등 선현들의 이름과 고사성어를 대사에 적극적으로 배치한 것도 시청자들이 가상 세계관을 현실처럼 느끼게 하려는 장치였다.

"세계관이 가상이라고 해서 모든 것이 자유로워지는 것은 아니니, 이 세계를 시청자들이 최대한 현실적이라 느끼도록 역사 자료를 찾아보고 참고했습니다. 시청자분들이 좋게 봐주신 고증과 디테일은 제작진 모두가 함께 만들어낸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서울=뉴시스]드라마 '멋진 신세계' 속 한 장면. (사진=SBS 제공) 2026.07.0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한 감독과 강 작가가 '멋진 신세계'를 통해 전하고자 한 메시지는 무엇일까. 한 감독은 "삶이 아무리 힘들고 외롭더라도 버티다 보면 행복이 찾아올 것이라는 주제가 이 작품의 뿌리"라고 강조했다. 이어 "'투병 중인데 녹록지 않은 현실에 힘들다가도 이 드라마 덕분에 하루하루를 버틴다'는 시청자 반응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드라마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여전히 있다는 것을 느껴 뿌듯하고 행복하다"고 전했다.

강 작가는 "사랑이란 결국 조금 모자란 두 사람이 만나 서로의 틈새를 맞추며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며 "그런 의미에서 시청자분들이 이 드라마를 즐겁게 보신 후 '그래, 내일도 잘살아 보자'라고 생각해주길 바랐다"고 밝혔다.

"결국 모든 것은 사랑으로 귀결되는 게 아닐까요. 사람과 사람이 만나 서로를 구원하는 기적 같은 이야기 안에서 보시는 분들이 긍정해 주길 바랐습니다. 가랑비에 옷 젖든 재미로 시작한 이야기가 시청자들에게 작은 의미로 남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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