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안에 2000억 마련해야" MBK·메리츠·정부 동시 압박
"10만 생존권 걸렸다" 공적자금 투입·김병주 책임론 제기
[서울=뉴시스]동효정 기자 = 홈플러스 회생절차가 폐지되면서 직원들과 노동조합도 생존을 위한 총력전에 나섰다. 법원이 즉시항고 기간인 14일 안에 긴급 운영자금(DIP) 확보 시 회생절차를 다시 살릴 가능성을 열어둔 가운데 노동계는 MBK파트너스와 메리츠금융, 정부를 동시에 압박하며 자금 투입과 정상화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3일 서울회생법원은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했다. 법원은 다만 즉시항고 기간 내 운영자금을 조달한 뒤 항고할 경우 정당한 이유가 인정되면 '재도의 고안' 절차를 통해 폐지 결정을 취소하고 회생계획안 심리를 위한 관계인집회를 다시 지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사실상 향후 14일이 홈플러스의 존폐를 가를 마지막 골든타임으로 남은 셈이다.
회생 절차가 연장되길 기대했던 직원들 사이에서는 불안과 혼란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 매장 운영이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황에서 밀린 임금과 퇴직금도 온전히 수령 가능할지 뒤숭숭한 분위기다.
직원 단체대화방이나 홈플러스 관련 커뮤니티에는 자금 조달 가능성과 향후 법적 절차에 대해 궁금증을 토로하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정상적인 영업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퇴직금 보전을 위해 회사를 떠나야 할지 고민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홈플러스일반노동조합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MBK와 메리츠금융은 14일 안에 DIP 2000억원을 즉시 투입해야 한다"며 "정부와 국회도 10만명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법원의 회생절차 폐지 결정에 대해 "대주주 MBK와 채권단 메리츠는 물론 정부와 국회까지 모두가 책임을 외면한 결과"라고 비판했다.
이어 "14일 안에 DIP 2000억원이 마련되지 못한다면 홈플러스는 결국 사라지게 된다"며 "MBK와 메리츠금융은 즉시 자금을 투입하고 정부는 홈플러스 사태에 대한 10만 생존권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국회를 향해서도 MBK와 메리츠금융의 법적 책임을 묻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조는 특히 "모든 오프라인 유통기업들이 살아남기 위해 온라인 전환에 사활을 걸 때 MBK는 투자금 회수에만 집중하며 성장을 위한 투자를 외면했다"며 "메리츠금융의 고금리 금융부채까지 더해지면서 현재의 위기가 초래됐다"고 주장했다.
또 "법원의 회생폐지 결정은 홈플러스에 생계를 의탁한 노동자와 자영업자들에게 사실상 사형선고와 다름없다"며 "임금 체불과 정상적인 운영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회사를 살리기 위해 출근을 이어온 노동자들이 가장 큰 피해자가 됐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퇴직금이라도 지키기 위해 사직을 고민하는 직원들이 늘고 있다"며 "홈플러스의 마지막 불씨가 꺼지지 않도록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트산업노동조합도 이날 성명을 내고 긴급 투쟁 돌입을 선언했다.
마트노조는 "회생법원의 회생절차 폐지 결정으로 홈플러스 사태 해결의 분수령을 맞았다"며 "남은 시간은 14일이며 이 기간 안에 2000억원의 자금이 마련되지 못하면 홈플러스는 결국 청산 절차로 향하게 된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단순히 한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수십만명의 일자리와 지역경제를 무너뜨리는 사회적 재난"이라며 "정부는 14일 안에 공적자금 투입을 포함한 모든 가능한 긴급조치를 통해 홈플러스 회생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수십만 국민의 삶을 벼랑 끝으로 내몬 투기자본 MBK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사법적 책임을 묻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향후 14일간 홈플러스 정상화와 고용 안정을 위한 긴급 투쟁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마트노조는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가 MBK파트너스에 대해 직무정지 중징계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진 데 대해서도 "늦었지만 당연한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노조는 "이번 결정은 홈플러스 노동자들이 1년 4개월 동안 거리와 매장, 국회와 정부 앞에서 싸워온 결과"라며 "투기자본 MBK의 탐욕과 책임 회피를 멈춰 세우기 위해 흘린 땀과 눈물이 만든 성과"라고 주장했다.
이어 "MBK는 홈플러스를 인수한 뒤 막대한 이익을 챙기면서도 경영위기와 회생의 책임은 노동자와 입점업주, 지역사회에 떠넘겼다"며 "투기자본의 먹튀를 더 이상 용인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금융당국은 이번 제재를 끝으로 삼지 말고 MBK와 김병주 회장에게 끝까지 책임을 묻고 홈플러스 정상화와 고용 보장을 위한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vivid@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