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3000% 성과급 뒤…가디언 "韓 부의 쏠림 논쟁 커졌다"

기사등록 2026/07/03 15:34:14 최종수정 2026/07/03 15:58:25

AI 반도체 호황에 삼성 직원 최대 6억원 보너스 전망

코스피 9000 돌파·명품 소비 급증 속 시민배당 논의도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SK하이닉스가 코스피 시가총액 1위 기업으로 올라선 22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하이닉스 주가가 표시되고 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9052.42)보다 62.13포인트(0.69%) 오른 9114.55에,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966.59)보다 1.81포인트(0.19%) 상승한 968.40에 거래를 마쳤다. 2026.06.22.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AI 반도체 호황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직원에게는 거액 성과급을, 주주에게는 큰 주가 수익을 안겨주고 있다. 하지만 그 과실이 소수에게만 돌아간다는 비판이 나오면서, 이익 배분을 둘러싼 논쟁도 커지고 있다.

영국 가디언은 3일(현지시간) 한국의 AI 반도체 호황이 코스피 사상 최고치와 명품 소비 증가로 이어지는 동시에, “AI 반도체 호황의 몫을 누가 가져야 하느냐”는 불평등 논쟁을 불러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가디언은 한국이 AI 서버에 들어가는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의 세계 주요 생산국 중 하나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을 주도하면서 전례 없는 부의 호황을 맞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호황 속에 시장에서는 두 회사의 올해 합산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7배 가까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런 기대감은 한국 증시를 밀어올려 코스피지수를 사상 처음 9000선 위로 끌어올렸다.

기록적인 실적은 직원 성과급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가디언은 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 부문에서 기본 연봉 8000만원인 직원이 올해 주식 보상을 포함해 최대 6억원 가까운 보너스를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가디언은 이 금액이 한국 중소기업 평균 연봉의 약 17배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도 올해 초 직원들에게 월 급여의 3000%에 가까운 성과급을 지급했으며, 내년 성과급은 이보다 여러 배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뉴칼라일=AP/뉴시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리사 쿡 이사가 인플레이션 재발 위험을 강력히 경고하며 필요시 추가 금리 인상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미국 인디애나주 뉴칼라일에 있는 아마존웹서비스(AWS)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2026.05.28.
수도권 남부 반도체 도시들에서는 호황의 흔적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지난 5월 초 한 백화점의 보석 매출은 146%, 시계 매출은 85% 늘었다.

SK하이닉스 주요 사업장이 있는 경기 이천에서는 지난 2월 수입차 등록이 108% 급증했다. 반도체 기업 통근버스 노선 인근 아파트값도 서울 전체 평균의 4배 속도로 오르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AI 반도체 호황의 혜택은 직원들에게만 돌아간 것이 아니다. 서울의 한 은퇴자는 몇 년 전 온라인 투자 영상을 본 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주식을 조금씩 사둔 채 잊고 지냈는데, SK하이닉스 투자 수익률이 1264%에 이르렀다고 가디언에 말했다.

그는 “노력도 있었지만 운도 따랐다”며 “죄책감이 들지만, 아직 주식을 팔지는 않았는데도 소비가 늘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수집용 고급 시계를 알아보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일부에게 부가 몰리자, 한국 사회에서는 이익 배분 논쟁도 커지고 있다. AI 반도체 호황은 개인 투자자의 수익률뿐 아니라 재벌가 자산 평가 문제까지 흔들고 있다.

[수원=뉴시스] 김종택기자 = 삼성전자 노동조합의 '2026년 임금교섭 잠정합의안'이 노조원 찬반투표에서 73.7%의 찬성률로 27일 가결됐다.초기업노조(최대 노조)와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 2대 노조) 찬성률은 각각 80.6%, 21.1%를 기록했다.사진은 이날 경기 수원시 영통구 삼성전자 수원본사 모습. 2026.05.27. jtk@newsis.com
가디언은 세간의 이목이 쏠린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이혼소송에서도 SK하이닉스 지분 구조의 핵심인 지주사 SK㈜ 지분 가치를 어느 시점에 평가할지가 쟁점이 됐다고 전했다. 재산분할 대상과 평가 시점에 따라 최 회장 측 자산 가치가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김용진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는 가디언에 “반도체 산업은 오랜 기간 정부의 연구개발 투자와 산업정책 지원으로 큰 혜택을 받았다”며 “기업들도 그 성과가 가능했던 사회적 기반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5월에는 대통령실 고위 정책 참모가 AI 반도체 호황에서 발생한 초과 세수를 별도 기금이나 투자 방식으로 국민에게 환원하는 ‘시민배당’ 구상을 언급하면서 논쟁이 커졌다. 야권은 이를 “공산주의적 발상”이라고 비판했고, 대통령실은 공식 정책이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기업 내부에서도 이익 배분 문제는 민감한 쟁점이 됐다. 삼성전자 최대 노조는 지난 5월 이익 공유를 요구하며 파업 직전까지 갔지만 막판 합의로 생산 차질 우려는 막았다. 다만 스마트폰·가전 부문 직원들은 반도체 부문보다 훨씬 적은 보상을 받게 돼 내부 불만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가디언은 한국이 노인빈곤, 주거비와 생활비 상승, 제조업 고용 감소, 자영업 폐업 증가 등 구조적 불평등을 안고 있다고 짚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하면 한국 경제의 나머지 부문은 뚜렷한 활력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가디언은 한국 사회가 호황의 과실을 어떻게 나눌지 아직 그 기준을 만들지 못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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