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국무장관 공유 후 계획 철회"
트럼프, '폴 순환배치 전격취소' 질책
내주 정상회의, 美-유럽 관계 분수령
[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미군 병력 추가 감축 계획을 통보하려다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제지로 철회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 2일(현지 시간) 보도에 따르면 헤그세스 장관은 지난달(6월18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나토 국방장관 회의에서 미군을 추가로 줄이겠다는 '폭탄선언(bombshell announcement)'을 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백악관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등 행정부 고위 당국자들이 해당 구상을 인지하면서 헤그세스 장관이 뜻을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헤그세스 장관은 나토 국방장관 회의에서 병력 즉각 감축이 아닌 6개월간 '미군 주둔 태세 재검토'를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WSJ은 "트럼프 행정부는 유럽 주둔 미군 감축의 속도와 범위를 아직 확정하지 못했다"며 "대통령도 나토 회원국들을 응징하겠다고 여러 차례 언급했으나, 헤그세스의 강경 발언은 동맹국과 미국 의회, 특히 공화당 지도부까지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앞서 헤그세스 장관은 지난 5월 텍사스에서 폴란드로 이미 이동 중이었던 제1기병사단 제2기갑여단전투단 순환배치를 전격 취소하면서 폴란드 정부와 미국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에서도 비판을 샀다.
양당은 2027 국방수권법(NDAA) 초안에 미군 유럽사령관과 합동참모의장이 독립적으로 군사 위험성을 평가한 결과를 제출하지 않는 한 유럽 주둔 미군을 7만6000명 이하로 줄일 수 없도록 하는 조항을 유지시켜 헤그세스 장관을 견제하고 있다.
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도 폴란드 순환배치 전격 취소에 놀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헤그세스 장관에게 전화해 "왜 핵심 동맹국을 그렇게 형편없이 대우하나"라고 질책했다고 한다.
백악관은 이날 보도에 대한 논평 요청을 국방부로 돌렸고, 숀 파넬 국방부 대변인은 "장관은 자신의 메시지가 대통령의 목표와 방향에 부합하도록 했다"며 "그는 대통령의 정책 공간을 제약하지 않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유럽 주둔 미군 추가 감축 가능성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대(對)이란 전쟁 과정에서 나토 각국이 협조를 거부하자 강한 분노를 표출한 바 있다. 그는 2일에도 "나토에 어떤 나라보다 많은 돈을 쓰며 보호하고 있지만 아무런 이익도 없다"고 했다.
오는 7일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가 미국-유럽 안보 협력을 가늠할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군 주둔 규모 및 동맹국 국방비 지출 증액 문제를 중점 거론할 전망이다.
WSJ은 "나토 측은 이번 정상회의가 미국과의 단결,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는 자리가 되기를 바라지만 트럼프 대통령과의 갈등이 회의를 압도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며 "나토는 내년 알바니아에서 열릴 예정인 차기 정상회의 취소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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