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조 메가프로젝트' 뒤 숨은 과제…재계 "초대형 투자, 부담감도 적지 않아"

기사등록 2026/07/03 10:59:48 최종수정 2026/07/03 11:01:36

정부 초대형 구상 발표 속

재계 현실적 여건 고심해

시장 수요·업황이 변수며

전력·용수 등 인프라 필수

일관된 제도적 지원 과제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이재명 대통령과 이재용(오른쪽)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 회장이 2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6.06.29. suncho21@newsis.com
[서울=뉴시스]이지용 박현준 이창훈 김민성 박나리 기자 = 정부가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를 통해 5000조원에 가까운 민간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재계의 기대와 부담이 교차하고 있다.

정부는 기업인들을 '국가 영웅'으로 치켜세우며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지만, 기업들은 투자 실현 가능성과 정책 지속성, 인프라 지원 여부 등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삼성·SK 초대형 투자…실행 가능성엔 신중론
삼성그룹과 SK그룹은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 축으로 각각 2655조원, 2100조원 규모의 중장기 투자 계획을 제시했다.

삼성은 경기 기흥·화성·평택에 이어 전남 광주를 차기 반도체 클러스터 후보지로 제시하고, 충청권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시설과 구미 로봇 생산라인 구축 등 전국 단위 투자 구상을 공개했다.

재계에서는 이번 발표가 정부 주도의 국가 프로젝트인 만큼 기업들이 정책 기조에 적극 호응하는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광주 반도체 공장 등 일부 사업은 중장기 투자 구상 또는 협력 의향을 담은 성격이 강해 향후 반도체 업황과 시장 환경, 정부 정책 변화 등에 따라 계획이 조정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SK그룹 역시 2035년까지의 투자 로드맵을 공개하며 한국을 '지능 수출국'으로 만들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다만 일부 재계 관계자들은 수천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이 장기간에 걸친 투자 의지를 담은 상징적 의미가 큰 만큼 실제 투자 집행은 시장 수요와 사업성, 자금 조달 여건 등에 따라 속도가 달라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AI 중심으로 산업 구조가 재편되면서 반도체가 주목받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라며 "지방 투자 역시 기업의 수익성과 성장 전략을 고려한 결정인 만큼, 대규모 투자를 뒷받침할 제도적 지원을 정부와 함께 마련하는 과정이 진행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반도체 투톱’ 삼성과 SK가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분야에 각각 2655조원과 1100조원을 투자 한다. 수도권 중심의 반도체 생산 체제를 호남까지 넓히고 전국에 초대형 AI 인프라를 구축해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에 대응하겠다는 구상이다. 삼성은 반도체 팹 외에도 디스플레이, 차세대 배터리, 인공지능(AI) 서버용 패키지 기판 등 사업을 고도화하기 위한 추가 투자에 나선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삼성·SK 투자 경쟁…다른 그룹도 부담
삼성과 SK가 주도한 초대형 투자 발표는 다른 대기업에도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모그룹은 영남권을 중심으로 AI와 전장, 미래산업 투자를 지속하고 있지만, 반도체 중심의 투자 규모와 비교되면서 내부적으로 부담감을 느끼는 분위기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재계 관계자는 "반도체 중심의 투자 경쟁이 이어지면서 다른 산업군 기업들이 체감하는 부담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철강과 조선 등 전통 제조업 중심의 기업들도 신중한 분위기다.

반면 일부 기업은 이번 프로젝트를 새로운 성장 기회로 활용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두산그룹은 투자 규모는 상대적으로 크지 않지만 두산로보틱스 등 핵심 계열사가 국가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도 기존 새만금 로봇 클러스터와 미래 모빌리티 투자 등을 정부 프로젝트와 연계해 협력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재계에서는 이번 메가프로젝트의 성패가 투자 규모 자체보다 정부가 약속한 전력과 용수, 부지, 인허가 등 핵심 인프라를 적기에 공급하고 세제 지원과 규제 완화를 실제 정책으로 이어갈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보고 있다.

기업들의 투자 계획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정치적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고 일관된 정책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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