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심, 권경애 증인신문 없이 상고취하 간주
유족 "과오 은폐 위해 불출석 가능성" 주장
당사자 기일통지 누락도 상고 이유로 제시
[서울=뉴시스]홍연우 기자 = 권경애(61·사법연수원 33기) 변호사의 연속 불출석으로 종료된 이른바 '학폭 노쇼 사건'의 유족 측이 항소취하 간주 효력을 인정한 2심 판결에 불복해 상고했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고(故) 박주원 양의 어머니 이기철씨 측은 전날 2심 재판부인 서울고법 민사8-2부(고법판사 오영상·임종효·최은정)에 상고이유서를 제출했다.
이씨 측은 상고이유서에서 권 변호사가 자신의 소송상 과오를 은폐하기 위해 고의로 변론기일에 불출석했을 가능성이 있는데도 원심이 권 변호사에 대한 증인신문을 채택하지 않은 채 항소취하 간주 효력만 인정한 것은 법리오해와 심리미진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권 변호사의 불출석이 고의에 의한 것인 경우에도 민사소송규칙에 따른 구제는 절대로 불가능하다는 것이 원심이 내린 결론"이라며 "항소취하 간주의 효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았다"고 했다.
소송대리인이 있는 경우에도 당사자 본인에게 추가로 변론기일을 통지하는 것이 가능함에도 법원이 권 변호사에게만 기일을 통지해 재판 받을 권리를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이씨 측은 "소송당사자에게 추가로 송달 또는 통지를 하는 것이 금지되지 않는다"며 "사법행정 비용 절감이라는 공익과 헌법상 재판 받을 권리 사이에 현저한 불균형이 있다"고 밝혔다. 향후 관련 조항에 대한 위헌법률심판 제청도 신청하겠다는 입장이다.
일부 피고들에 대해서는 변론조서 기재 만으로 항소취하 간주 요건이 충족됐다고 본 원심 판단도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이씨 측은 "변론조서 내용이 불분명해 여러 해석이 가능하다면 국민의 재판 받을 권리를 최대한 보장하는 방향으로 해석해야 한다"며 "명확한 증거 없이 단순 정황 만으로 변론을 하지 않았다고 판단한 것은 경험칙과 상식에도 반한다"고 짚었다.
앞서 2심은 지난달 24일 권 변호사의 3회 연속 불출석 행위는 "위법성이 매우 중대하다"고 인정하면서도 민사소송법상 항소취하간주는 법률상 당연히 발생하는 효과인 만큼 그 효력을 배제할 수는 없다며 이씨 측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선고를 들은 이씨는 법정에서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취재진과 만나 "재판소원 과정을 또 해야 하는데 이기기 위해서 그 길을 가는 것이 아니다. 단 하나라도 제대로 된 판단이 나올 때까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건은 2022년 권 변호사의 3회 연속 변론기일 불출석으로 항소취하 간주가 이뤄지면서 종료된 이른바 '학폭 노쇼 사건'이다.
유족은 1심에서 일부 승소했으나 2심에서 권 변호사가 3회 연속 불출석하며 항소를 취하한 것으로 간주돼 2022년 11월 패했고, 권 변호사가 5개월간 이 사실을 알리지 않아 유족 측이 상고하지 못해 판결이 그대로 확정됐다.
이씨 등 유족은 이후 2심 변론 재개를 신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상고심 판단을 받게 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hong15@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