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억대 분양사기범의 별건 사기 놓친 하급심…대법 "다시 심리"

기사등록 2026/07/03 06:00:00 최종수정 2026/07/03 06:20:24

형법상 경합범 관계…양형에 참작하도록 규정

1·2심 징역 2년6월…파기환송심에서 감형 여지

[서울=뉴시스] 2023년 4월 30일 서울의 한 오피스텔 분양 관련 사무실 모습. (사진=뉴시스DB). 2026.07.0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김정현 기자 = 분양사기를 저질러 배임 혐의로 법정에 서게 된 분양대행업체 대표가 별도의 사기 혐의 확정 판결을 형량에 반영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파기환송심 판단을 다시 받게 됐다.

대법원 2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최근 A씨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혐의 상고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내린 원심을 깨 서울고법 인천원외재판부로 환송했다고 3일 밝혔다.

A씨는 2020년 9월 피해자 3명에게 분양금 총 17억여원을 완납 받고 완공 후 소유권이전등기를 해 주지 않은 채로 해당 부동산을 담보로 잡아 150억원 상당의 대출을 받은 분양사기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2023년 10월 법원에서 별건 배임 혐의로 징역 4년을 선고 받고 이듬해 10월 형이 확정됐다.

1·2심은 지난해 7월과 11월 각각 A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A씨가 범행을 부인하는 등 동종 범행에도 반성하지 않는 점, 5년 넘게 피해가 회복되지 않는 점을 질타해 실형을 선고했다.

대법원은 A씨의 상고를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하급심에 잘못이 있다며 직권으로 유죄 판결을 깨트렸다. A씨가 저지른 별도의 사기 범행으로 법원에서 재판을 받고 있던 점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형법 37조는 금고 이상의 형에 처한 판결이 이미 확정된 사건이 있는 상태에서 그 판결이 확정되기 전 저지른 또 다른 범죄를 '경합범'으로 규정한다.

법원은 뒤늦게 심리하는 범죄를 선고할 때 앞서 형이 확정된 범죄와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 형평을 고려해야 한다.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할 수도 있다.

하급심이 별건 배임 혐의를 A씨 양형에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는데, 또 다른 사기 혐의 사건이 누락되면서 형량이 재차 낮아질 가능성이 열렸다.

대법원은 "별건 사기 사건에서 A씨를 금고 이상의 형에 처하는 판결이 선고 및 확정됐는지 심리해 형을 정했어야 한다"며 "이런 조치에 나아가지 않은 채 항소를 기각한 원심에 잘못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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