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가 준 4억달러 전용기…트럼프 첫 비행 계기 '개조비 논란' 재점화

기사등록 2026/07/02 10:23:15 최종수정 2026/07/02 10:58:25

백악관 "합법적 기증" 반박에도 민주당 "부패 그 자체" 비판

임시 전용기 개조비 10억달러 추산…ICBM 현대화 예산 압박 우려도

[앤드루스 공군기지=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각) 카타르에서 선물받아 개조한 새 전용기를 소개하고 있다. 2026.6.20.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카타르 정부가 기증한 4억달러 상당의 개조된 보잉 747-8 항공기에 처음 탑승하면서, 외국 정부가 제공한 고가 항공기와 개조비를 둘러싼 이해충돌 논란이 다시 커지고 있다.

영국의 가디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 항공기를 타고 노스다코타주로 이동했다. 이 항공기는 카타르 정부가 미국에 기증한 항공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이 항공기를 30년 넘게 대통령 전용기로 쓰인 보잉 747-200 계열 기체를 대체할 항공기로 공개했다. 카타르가 기증한 보잉 747-8은 미 공군이 새 대통령 전용기 2대를 인도받기 전까지 임시 전용기로 쓰인다.

이 항공기 기증 사실은 지난해 공개된 뒤 미국 정치권에서 거센 비판을 불렀다. 외국 정부가 미국 대통령에게 사실상 초고가 항공기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이해충돌과 부패 논란이 제기됐다.

백악관은 그동안 카타르의 항공기 기증이 법에 완전히 부합한다며 부패 의혹을 반박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기지를 떠나기 전 기자들에게 “이번이 첫 비행”이라며 “아마 지금까지 만들어진 가장 훌륭한 민간 항공기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 전용기로 쓰기에 맞게 개조했다. 보안과 여러 특수 장비를 넣었다는 뜻”이라며 “매우 복잡한 작업이었지만 정말 대단하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솔직히 우리는 이런 항공기를 새로 마련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그만한 비용을 들이려 하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카타르는 거액을 들였다”고 말했다.

다만 가디언은 해당 보잉 747-8 항공기는 미국에서 제작된 기종이라고 짚었다. 2015년 747-8이 차세대 대통령 전용기 기종으로 선정됐을 때 데버러 리 제임스 당시 미 공군 장관은 이 기종을 “대통령 전용기 임무에 필요한 성능을 충족하는, 미국에서 생산되는 유일한 항공기”라고 설명한 바 있다.

[앤드루스합동기지=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 시간) 메릴랜드주 앤드루스합동기지에서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에 탑승하기 앞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07.01.
트럼프 대통령은 항공기 개조 비용에 대해서도 납세자 부담이 “다른 방식으로 마련했을 때보다 매우 적다”고 주장했다. 그는 카타르를 “미국을 매우 잘 대해온 나라”라고 부르며 이번 항공기 제공을 “선물”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나 카타르가 기증한 보잉 747을 대통령 전용기로 개조하는 비용은 10억달러로 추산된다. 새로 제작 중인 대통령 전용기 2대는 2027년과 2028년에 각각 인도될 예정이며, 이들 항공기의 예상 제작비도 당초 37억달러에서 50억달러로 늘었다.

미 공군은 이번 개조 작업이 외관보다 임무 수행에 필요한 준비에 초점을 맞췄으며, 항공기 내부 배치는 “최소한으로만 변경됐다”고 밝혔다.

스티븐 청 백악관 공보국장은 X에 새 전용기 내부 사진을 올렸다. 사진에는 대형 회의 테이블과 가죽 좌석 등이 담겼다.

이 항공기는 카타르가 이전에 매각하지 못했던 항공기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비판론자들은 미국 정부가 외국 정부의 고가 항공기를 넘겨받는 동시에 막대한 개조비까지 부담하는 구조라고 지적하고 있다.

개조비 재원이 어디서 나올지를 놓고도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반대론자들은 전용기 개조 비용이 이미 수년 지연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현대화 사업 예산을 압박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사업은 노후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새 체계로 교체하는 미 공군의 핵전력 현대화 프로그램이다.

민주당은 카타르의 전용기 기증을 “부패 그 자체”라고 비판해왔다. 백악관은 기증 절차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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