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리스크 완화에도 건설업계 "원가 부담 지속"
건설공사비 2022년 1월 이후 최대 상승폭 기록
유가·환율·물가 변수 여전…분양가 상승세 지속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중동 리스크가 일부 완화됐지만 유가와 환율 변동성이 여전해 단기간 내 공사비 안정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지난 1일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공사비와 관련한 뉴시스 취재진의 질문에 "자재비와 인건비가 동시에 꾸준히 오르면서 전반적인 원가 부담이 계속 커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주요 자재 가격이 좀처럼 내려오지 않아 사업 수익성 관리에 어려움이 있는 상황"이라며 "비용 상승 압력은 분양가에도 반영될 수밖에 없어 하반기 분양시장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건설공사비가 4년 3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오르면서 하반기에도 상승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중동 지역 긴장은 다소 완화됐지만 유가 상승 부담이 시차를 두고 자재비와 물류비로 전가되며 공사비를 끌어올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여기에 유가·환율·물가 등 대외 변수까지 겹치면서 공사비 상승 압력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4월 건설공사비지수 잠정치는 136.88로 전월 대비 1.75p 상승했다. 지난 3월 상승 폭(0.58p)과 비교하면 한 달 만에 오름 폭이 3배가량 확대됐다. 4월 상승 폭은 2022년 1월(2.04p) 이후 가장 큰 수준으로 약 4년 3개월 만의 최대 상승이다.
공사비 상승의 배경으로는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꼽힌다. 건설 자재 상당수가 석유화학 제품을 기반으로 하는 만큼 국제유가 변동이 자재 가격 상승으로 직결되는 구조다.
실제 가격 상승은 석유화학 원료를 사용하는 자재에 집중됐다. 아스콘·아스팔트는 전월 대비 28.83% 급등했고 건축용 플라스틱과 레미콘도 각각 4.73%, 4.08% 상승했다. 유가 변동이 자재 가격 전반으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자재값 상승은 수급 부담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월간 건설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 5월 건설경기실사지수(CBSI) 중 자재수급지수는 63.4로 전년 동월 대비 29.1p 하락했다. 자재 조달 여건이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는 의미다.
분양가 역시 상승 흐름이 뚜렷하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수도권 민간아파트 3.3㎡당 평균 분양가는 3656만7300원으로 올해 1월(3219만4800원) 대비 13.58% 상승했다. 같은 기간 지난해 상승률(2.29%)과 비교하면 약 6배 수준이다.
건설업계의 원가 부담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시공능력평가 상위 대형 건설사 7곳(삼성물산·현대건설·대우건설·DL이앤씨·GS건설·포스코이앤씨·HDC현대산업개발)의 지난해 평균 매출원가율은 90.4%로 집계됐다. 매출원가율은 매출액 대비 공사비·자재비·인건비 등 원가가 차지하는 비중을 의미한다.
건설업계에서는 유가·환율·물가 상승 압력이 이어지면서 공사비 상승이 분양가로 전이되는 흐름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유가 상승 영향이 시차를 두고 자재비와 물류비에 반영되면서 공사비 부담이 쉽게 꺾이지 않고 있다"며 "누적된 원가 상승분을 분양가에 반영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 만큼 당분간 분양가 상승 흐름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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