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고 5·18 조롱 논란…허지웅 "역사 모르는 아이들, 밈으로 소비"

기사등록 2026/07/01 16:30:14
[서울=뉴시스] 허지웅. (사진=허지웅 인스타그램) 2026.07.0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전재경 기자 = 작가 겸 방송인 허지웅이 5·18 민주화운동과 광주를 둘러싼 조롱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허지웅은 1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80년 5월 광주 중흥동에 있었습니다. 육개월 아기였습니다"로 시작하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글에서 허지웅은 어린 시절 광주를 떠났다가 고등학교 시절 다시 광주로 돌아갔던 기억을 떠올렸다. 그는 "귀향이지만 이방인이었다"며 "거기서 처음 느낀 건 무기력이었다"고 했다.

이어 "머물렀던 2년 6개월 동안 자부심이나 활기 같은 건 찾지 못했다"며 "수능을 치렀던 추운 날 김대중 정권이 탄생했다. 같은 해 광주를 떠나는 금호고속 안에서 창밖으로 희망이라 부를 만한 것들을 처음 보았다"고 회상했다.

허지웅은 5·18 민주화운동을 둘러싼 명칭 변화와 사회적 인식도 짚었다. 그는 "광주 사태는 광주 학살로 광주 항쟁으로 광주 민주화운동으로 혼란스럽게 이름을 갈아치웠다"며 "당대를 살아낸 사람들이 명칭을 혼용하는 걸 저는 이해한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광주는 늘 깍두기였다. 멸칭과 모욕은 일상이었다. 한 번도 피해자로 합의된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허지웅은 "광주에 필요한 건 연민도 동정도 지원도 아니다. 동의"라며 "깍두기가 아니라 동등한 시민으로 인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한국인이라면 지역이 어디든 동등하게 경쟁할 수 있어야 한다"며 "잘해줄 필요도 좋아해줄 필요도 없다. 그저 지연된 자격을 달라는 것"이라고 했다.

최근 이어진 5·18 관련 조롱 논란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도 있었다. 허지웅은 "5월 광주와 전라도는 여전히 조롱거리"라며 "역사를 모르는 아이들은 밈으로 소비한다. 말리면 억압이라 여긴다"고 비판했다.

그는 "광주를 조롱하는 데에는 책임이 따르지 않는다"며 "오랫동안 참았으니까 앞으로도 참을 수 있지 않느냐는 비아냥도 섞여 있다"고 했다.

허지웅은 광주 사람들이 기댈 수 있었던 상징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과 해태 타이거즈를 언급했다. 그는 "광주 사람들이 기댈 수 있는 건 그저 김대중과 해태뿐이었다"며 "김대중이 당선이 되고 해태가 한국시리즈 우승을 할 때에만 폭도가 아니라 팬이 되고 시민이 되었다"고 적었다.

이어 "하지만 결국 김대중과 해태라는 키워드마저 조롱의 대상이 됐다"며 "긴 시간 동안 광주는 구호가 아니면 조롱이었다. 한 번도 동등하지 않았다"고 했다.

앞서 최근 고교야구 경기에서는 배재고 일부 선수들이 광주제일고를 상대로 5·18 민주화운동을 조롱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응원 구호를 외쳐 논란이 됐다. 배재고는 공식 사과문을 내고 재발 방지 교육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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