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S "기술주 가격, 과도한 성장 기대 반영"
AI 기업 부채·사모대출 집중도 금융시장 취약성 키워
미국 금융전문매체 마켓워치는 29일(현지시간) BIS가 최근 연례경제보고서에서 기술주 밸류에이션과 AI 부문 자금조달 구조를 금융시장의 주요 취약 요인으로 지목했다고 보도했다.
BIS는 지난 28일 스위스 바젤 본부에서 열린 연차총회에서 공개한 보고서에서 “대규모 주식시장 조정이 과거보다 더 큰 경제 충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BIS 우려의 출발점은 기술주 가격에 반영된 과도한 이익 성장 기대다. 보고서는 현재 주가가 기술기업들이 짧은 역사 속에서 보여준 높은 성장률보다도 더 높은 성장세를 전제로 하고 있다며 “이처럼 높은 성장을 유지하는 일은 갈수록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 투자심리가 밸류에이션을 끌어올린 주요 요인이었다고 봤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커진 낙관론이 투자자들의 경계심을 낮췄고, 이런 분위기가 AI 관련 주가 상승에도 상당 부분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주가 하락의 충격이 증시 밖으로 번질 수 있다는 점이다. BIS는 지난 20년 동안 가계의 주식 보유 비중이 빠르게 커진 만큼, 주가 하락이 가계 자산 감소와 소비 위축으로 이어지는 부의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주가 조정의 충격은 가계 자산에 그치지 않고, AI 투자 붐을 떠받쳐온 기업들의 돈줄 문제로도 이어질 수 있다. BIS는 대형 클라우드·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빅테크와 AI 모델 개발사, 데이터센터·전력설비 시공업체들이 최근 대규모로 빚을 낸 점을 취약 지점으로 꼽았다.
AI 투자와 데이터센터 건설 속도가 둔화되면 이들 기업의 매출과 채무상환 능력이 타격을 받을 수 있고, 회사채 등 신용시장 전반에서 위험을 다시 따지는 움직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BIS는 AI 부문 자금조달의 불투명성도 문제로 지적했다. 칩 업체와 클라우드 기업, AI 개발사가 복잡한 투자와 구매계약으로 얽히면서 손실 위험이 어느 기업과 금융기관에 쌓이는지 외부에서 파악하기 어려워지고 있다는 의미다.
대표적인 사례가 투자와 구매계약이 서로 맞물리는 순환형 자금거래다. 칩 업체나 대형 클라우드 기업이 AI 기업에 투자하고, 해당 AI 기업은 다시 그 업체의 칩이나 컴퓨팅 파워를 장기간 구매하기로 약속하는 식이다.
BIS는 기술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평가가 낮아지면, AI 관련 기업의 회사채와 대출 위험도 함께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경우 최근 몇 년간 AI 부문에서 대규모로 돈을 빌린 기업들의 차환 부담이 커지고, 더 넓은 신용시장 경색으로 번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은행이 아닌 사모펀드 등이 기업에 직접 돈을 빌려주는 사모대출시장도 위험 지점으로 거론됐다. BIS는 AI와 정보기술 기업에 대한 직접대출이 최근 몇 년 사이 크게 늘어 전체 포트폴리오의 약 15%를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AI 부문의 성장 전망이 꺾이면 이 분야에 몰린 대출이 신용시장 전체에 예상보다 큰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다.
이 같은 경고는 AI 관련 주식이 올해도 큰 폭으로 오른 가운데 나왔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100 지수는 올해 들어 15% 상승했고, 대표 반도체 상장지수펀드(ETF)는 70%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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