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거면 왜 했나"…차량부제 해제 첫날 대구서 '실효성 의문'

기사등록 2026/07/01 15:50:56 최종수정 2026/07/01 16:36:48

공무원들 "단속 들쭉날쭉, 달라진 것 없어"

"숨통 트였다" 반기는 목소리도

[대구=뉴시스] 정재익 기자 = 공공기관 승용차 2부제와 공영주차장 5부제가 해제된 1일 대구 서구청 주차장 입구에 제도 시행을 알리는 안내판이 여전히 세워져 있다. 2026.07.01. jjikk@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대구=뉴시스]정재익 이상제 기자 = "이럴 거면 왜 했는지 모르겠어요."

공공기관 승용차 2부제(홀짝제)와 공영주차장 5부제(요일제)가 해제된 1일 오후 2시께 대구 서구청 주차장.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이날 0시부로 공공기관 승용차부제 조치를 푼다고 전날 밝혔다.

해제 첫날 찾은 서구청 주차장은 평소와 다르지 않았다.

주차장 입구에는 제도 시행을 알리는 안내판이 여전히 세워져 있었다. 차량 번호 끝자리를 확인하던 단속요원은 이제 보이지 않았다.

차량들은 별다른 제지 없이 차례로 주차장 안으로 들어섰다. 주차장은 이날도 빈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만차였다.

일부 운전자들은 주차 공간을 찾아 천천히 이동하거나 몇 바퀴를 돈 끝에야 겨우 자리를 잡았다.
[대구=뉴시스] 정재익 기자 = 공공기관 승용차 2부제와 공영주차장 5부제가 해제된 1일 대구 서구청 주차장이 만차를 이루고 있다. 2026.07.01. jjikk@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구청에서 만난 공무원들은 제도의 실효성 의문을 나타냈다.

한 공무원은 "출장이나 급한 업무가 있다고 하면 단속요원이 그냥 들여보내주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며 "어떤 날은 단속요원이 아예 없는 날도 있어 시간이 지나면서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공무원은 "처음 며칠은 의식했지만 금방 흐지부지됐다"며 "실제로 차량을 집에 두고 대중교통을 이용한 직원이 얼마나 됐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했다.

현장에서는 예외 규정이 많았던 점도 실효성을 떨어뜨린 원인으로 꼽았다.

전기·수소차와 장애인 차량은 물론 기관장이 필요성을 인정한 차량까지 운행 제한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실제로 제약을 받는 차량은 예상보다 많지 않았다는 것이다.

여기에 단속이 일관되지 않았다는 점도 제도의 효과를 반감시켰다는 평가다. 시행 초기에는 계도 위주로 운영되다 뒤늦게 단속이 시작됐고 시간이 갈수록 다시 느슨해졌다. 업무상 필요를 이유로 예외를 인정하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주차장에서 만난 민원인 이미애(56·여)씨는 "결국 보여주기식 정책 아니었나. 인력과 행정력만 낭비했다"며 "시행 전이나 지금이나 주차난은 그대로인데 무엇이 달라졌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대구=뉴시스] 이상제 기자 = 공공기관 승용차 2부제와 공영주차장 5부제가 해제된 1일 대구 남구청 주차장 입구에 제도 시행을 알리는 안내판이 여전히 세워져 있다. 2026.07.01. king@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같은 시각 대구 남구청 주차장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빈자리를 찾기 위해 서행하는 차량들의 모습이 이어졌고 번호판을 확인하거나 출입을 통제하는 모습은 없었다.

다만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제도 해제를 반기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공무원은 "집이 멀어 2부제 시행일에는 동료들과 카풀을 하거나 평소보다 1시간 일찍 나와 버스를 여러 번 갈아타고 출근해야 했다"며 "이제 눈치 보지 않고 자가용으로 출퇴근할 수 있어 부담이 줄었다"고 말했다.

정부는 에너지 절약과 공공부문 유류 소비 감축을 위해 공공기관 승용차 2부제와 공영주차장 5부제를 시행해 왔다.

2부제는 차량 번호 끝자리에 따라 홀수날에는 홀수 차량, 짝수날에는 짝수 차량만 운행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5부제는 요일별로 차량 번호 끝자리에 따라 공영주차장 이용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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