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표현 처벌 강화만으로 해결불가"
교사 80% "혐오 표현 학생 자주 목격"
[세종=뉴시스]용윤신 기자 =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서울지부는 1일 "배재고 야구부의 혐오·조롱 응원 사태는 교실에서 민주시민교육이 왜 중요한지 분명히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라며 "혐오표현을 소비하는 학생들에 대한 처벌 강화만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전교조 서울지부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최근 배재고 야구부 선수들의 광주제일고를 향한 혐오·조롱 응원이 단순히 일부 학생의 일탈로 볼 수 없는 중대한 교육적 문제"라고 규정하며 이같이 밝혔다.
전교조 서울지부는 "5·18 민주화운동을 희화화하고 지역을 비하하는 행위는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와 인권, 역사를 제대로 이해하고 존중하는 민주시민교육이 학교 현장에서 충분히 이뤄지고 있지 않다는 뚜렷한 증거"라고 했다.
이들은 "혐오와 차별 문화는 저절로 사라지지 않는다"며 "학교에서 민주주의와 헌법 정신, 인권, 역사적 사실을 배우고 토론하며 비판적으로 성찰할 때만이 예방될 수 있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사건은 우리 사회에 민주시민교육 강화가 시급한 과제임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전교조 서울지부는 "그러나 오늘날 학교는 정치적 논란과 양육자 민원에 의해 민주주의와 역사, 인권 교육이 위축되는 어려운 현실에 직면해 있다"라며 "이로 인해 교사들은 교육적 필요보다 민원과 갈등 해소를 우선시하는 자기검열에 내몰리고 있으며, 민주시민교육의 정상적 실천이 제약받고 있다"고 꼬집었다.
전교조 서울지부는 "특히 교사의 정치기본권이 부재한 현실은 민주시민교육을 더욱 위축시킨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치기본권은 특정 정당이나 이념 선전을 위함이 아닌, 헌법적 가치와 민주주의 원리, 인권과 역사적 사실을 전문성과 양심에 따라 교육할 수 있는 환경을 보장하기 위한 필수적 권리"라며 "교사가 정치적 논란을 우려해 민주주의와 인권 교육마저 주저하는 상황은 혐오와 차별을 근절할 교육의 기회가 원천 차단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교조 서울지부는 "교실 안에서 인간의 존엄을 배우고 역사적 사실을 올바르게 이해하며 혐오와 차별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교육이 일상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교조 서울지부는 서울시교육청을 향해 ▲혐오와 차별이 교실에서 자라지 않도록 민주시민교육 확대를 위한 제반 여건을 마련할 것 ▲혐오표현대응·노동인권교육·민주시민교육 관련 교수·학습 자료 개발 및 보급에 앞장설 것 ▲ 교사가 민주주의와 역사, 인권 교육을 당당하게 펼칠 수 있도록 교사의 정치기본권을 보장하는 법 개정에 앞장설 것을 요구했다.
한편 전교조가 지난해 12월 24일부터 올해 1월 6일까지 전국 초중고 교사 177명을 대상으로 벌인 '학교와 교실 안 극우화된 혐오 표현, 교사 대응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학교와 교실에서 극우화된 혐오 표현을 하는 학생을 목격한 적이 있느냐'란 물음에 '자주 있다'라고 답한 교사는 80.2%에 달했다. 이런 '극우화된 혐오 문제'가 '심각하다'고 본 교사도 89.8%에 이르렀다.
교사들은 '학생들이 사용하는 극우화된 혐오 표현 사례'(중복 응답)에 대해 '전현직 대통령 비하'가 50.4%로 가장 많다고 봤다. 이어 ▲'중국과 정치 혐오' 37.9% ▲'젠더와 여성혐오' 20.0% ▲'정치·역사 왜곡' 15.0% ▲'소수자 혐오' 12.0% ▲'지역 비하'는 3.6% ▲'세대 비하' 2.9%순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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