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일 줄이기' 대책에…교원단체 "비교육적 업무 완전 이관"

기사등록 2026/06/29 16:14:17

교육부, '학교 현장 가짜 일 줄이기' 2차 과제 발표

전교조 "학교 현장 절박함 해소 부족…구조 바꿔야"

교총 "교육과 관련 없는 업무 학교 밖 완전 분리"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14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분수대 앞에서 '스승의 날, 감사의 말보다 교육할 수 있는 학교가 필요합니다' 슬로건을 걸고 교사의 삶과 교육을 살리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05.14. jini@newsis.com

[서울=뉴시스]이현주 기자 = 교육부가 29일 '학교 현장 가짜 일 줄이기' 과제를 발표한 데 대해 교원단체들은 일부 현장 불편을 덜 수 있다고 환영하면서도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교육부는 이날 12건의 '학교 현장 가짜 일 줄이기' 2차 과제를 발표했다. 그간 교사가 챙겨야 했던 각종 동의서 관련 업무 부담을 온라인으로 전환하고 학교운영위원회 구성 및 운영에 대한 부담을 줄이는 내용 등이 담겼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종이 동의서의 온라인 전환, 자유학기 평가계획 중복 작성 개선, 학교운영위원회 운영 절차 간소화, 학교 시설 개방에 따른 면책 규정 마련 등 일부 과제는 학교 현장의 불편을 덜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그동안 학교 현장에서 반복적으로 제기된 문제를 제도 개선 과제로 수용했다는 점 자체는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번 발표 역시 학교 현장의 절박함을 해소하기에는 부족하다"며 "학교의 가짜 일은 몇몇 서류와 절차를 정리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기존 업무를 줄이지 않은 채 새로운 정책과 사업이 계속 더해지고, 업무의 책임 주체와 경계가 불분명한 상태에서 학교가 모든 일을 떠안는 구조 자체가 바뀌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전교조는 "교육부는 지난 2월 1차 과제 8건을 발표한 데 이어 이번에 다시 12건의 개선 과제를 내놓았는데, 지금 필요한 것은 새로운 과제를 계속 나열하는 일이 아니라 기존 과제가 실제 학교 현장에서 얼마나 이행됐고 교사들의 업무를 얼마나 줄였는지를 객관적으로 검증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교과서 분류·배부 업무, 각종 기록물 이관, 범죄경력 조회, 정보공시 자료 작성, 교외체험학습 관련 과도한 서류 업무, 에어컨 모델을 확인하고 시설 현황을 점검하는 일, 각종 물품과 문서를 관리하는 업무들까지 교사의 시간을 잠식하고 있다"며 "교육부는 이런 비교육적 업무를 다음 규제개선 과제에 즉각 반영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도 "교육부가 지난 1차 과제에 이어 학교 현장의 비효율적인 행정업무 12건을 추가로 발굴하고 이를 경감하기 위한 방안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매우 긍정적"이라며 "불필요한 규제와 비합리적인 관행이 개선됨으로써 학교 현장의 업무 부담을 줄이는 데 상당 부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교총은 "종이 동의서 배부·회수와 미제출자 확인, 동일·유사 계획의 이중 작성, 재채용 과정에서의 반복적인 서류 제출과 공고 절차 등은 학교 현장에서 시간과 행정력을 과도하게 소모시켜 온 대표적 사례"라며 "교육부는 시스템 구축과 지침 개선에 그치지 말고 시·도교육청과 긴밀히 협력해 모든 학교에서 빠짐없이 작동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 "학교시설 개방에 따른 안전사고 발생 시 학교장 면책 규정 신설이나 소규모학교 학교운영위원회 구성 요건 개선 등 핵심 과제는 초·중등교육법 등 법률 개정이 수반돼야 하는 사안"이라며 "정부와 국회는 현장에 실질적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조속한 입법 추진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교총은 "학교 현장이 바라는 진정한 행정업무 경감의 본질은 단순한 서식 정비나 절차 간소화를 넘어 교육과 직접 관련이 없는 타 부처와 지자체의 업무를 학교 밖으로 완전히 분리하는 데 있다"며 "미취학자 소재 및 안전 확인, 법적보호대상자 무상우유 제공, 각종 교육복지 관련 행정업무 등은 학교가 떠안을 일이 아니라 관련 부처와 지자체가 책임지고 수행해야 할 고유 업무"라고 주장했다.

이어 "학교 내 CCTV 관리, 통학로 점검, 안전시설 및 환경위생 관리 업무도 조속히 교육지원청으로 통합 이관해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수행해야 한다"며 "학교지원전담기구 설치의 법령상 근거가 마련된 만큼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은 해당 기구가 실질적인 학교 지원 허브로 작동하도록 인력과 예산을 대폭 확충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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