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바빌로니아부터 텍스트힙까지…'읽는 여성의 역사'

기사등록 2026/06/29 15:49:12
[서울=뉴시스] '읽는 여성의 역사' (사진=어크로스 제공) 2026.06.2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조기용 기자 = 바빌로니아 신전의 여성 서기관부터 21세기 책 열풍이 다시 분 '텍스트힙'까지 여성의 독서 역사가 한 권에 집대성됐다.

최은미 작가의 '읽는 여성의 역사'(어크로스)는 동양과 서양, 고대와 현대를 아우르며 여성 독자에 주목한다.

저자는 여성이 언제부터 독서를 시작했는지 질문하고, 이에 대한 해답을 내놓는다.

과거로 갈수록 '책 읽는 여성은 위험하다'는 통념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역사서에는 여성의 독서를 경계하거나 편견 어린 시선으로 바라본 기록이 다수 남아 있다.

저자는 "읽는 여성의 역사는 두 개의 커다란 물줄기가 교차해 온 역사"라며 "글을 읽고 쓰며 세상을 이해하고 더 넓은 세계로 발을 디디는 '나아가는 역사'와 여성의 독서를 금기시하고 위험하게 여긴 '막아서는 역사'"라고 정의한다.

중세 여성은 남성과의 차별로 인해 교육받지 못했고, 지적 능력을 키우기 위해 수녀원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는 곧 사회에 균열을 일으켰다. 여성들은 남성의 주도 아래 놓인 수동적 존재에서 벗어나 주체적인 삶을 만들어 갔다. 홀로 시도서를 읽고 기도하면서 성직자의 개입 없이 신앙생활을 했고, 심지어 남성형 라틴어를 여성형으로 바꾸기도 했다.

적극적인 독서 활동은 이후에도 이어졌다. 17~18세기 프랑스의 살롱 문화에서는 여성 지식인들이 독서 토론을 통해 비평적 독자로 떠올랐고, 19세기 미국과 영국에서는 북클럽이 성행하며 상호 교류를 통해 교양을 쌓기도 했다.

저자는 "여성들은 이 같은 금지와 경계, 비판과 조롱 속에서도 매 순간 열심히 읽었다. 책은 세상을 향해 열린 창이었고, 자신을 돌아보는 거울이었으며, 현실을 넘어 다른 세계와 다른 가능성을 상상해 보는 시뮬레이터였다"라고 말한다.

책은 여성 독서 역사 속 중요한 인물과 인상적·상징적인 사건을 소개하며 여성 독자의 흔적을 증명한다. 19세기 여성 작가, 일제강점기의 여성 독서회 등 끊임없이 책을 붙잡았던 이들에 주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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