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호르몬 급감해 지방 산화 능력 상실… 굶으면 대사 차단"
무조건적 절식·과도한 활동 대신 기초대사량 채우는 식사 선행돼야
[서울=뉴시스] 김종민 기자 = 갱년기를 기점으로 이전과 다름없이 운동하고 식단을 조절해도 체중이 감량되지 않는 현상은 단순한 의지 부족이 아닌, 신체 내부의 호르몬 시스템 변화가 주요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매일백세한의원 송원석 원장은 28일 유튜브 채널 '엄마들을 위한 대사 다이어트 / 매일감비환'을 통해 관련 연구 논문들을 바탕으로 중년 여성의 기초대사량 저하와 체중 정체의 원인을 규명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을 제시했다.
해당 영상에 따르면 40대 이후 여성의 감량을 방해하는 가장 주요한 요인은 에스트로겐 수치의 급격한 감소다. 에스트로겐은 생리 주기 조절 외에도 체내 지방을 분해하여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도록 유도하는 신호 전달 역할을 맡는다. 그러나 완경을 거치며 이 수치가 완경 전과 비교해 90% 이상 급감하게 되는데, 이로 인해 지방 산화 능력이 크게 떨어진다. 이 시기에는 식사량을 극단적으로 줄이더라도 몸이 지방 분해 공정을 제대로 시작하지 못하게 된다.
나이가 들면서 지방이 축적되는 부위가 변하는 점도 또 다른 원인으로 지적됐다. 과거에는 허벅지나 엉덩이, 팔뚝 등으로 분산되던 살이 갱년기 이후에는 복부와 내장 주변으로 집중된다. 문제는 복부 내장지방 세포가 몸에 만성 염증을 일으키고 인슐린 저항성을 유발한다는 점이다. 축적된 내장지방으로 인해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지면 혈당이 쉽게 오르고, 이를 낮추기 위해 인슐린이 과다 분비되면서 다시 지방을 쓰지 못하고 쌓아두는 악순환이 발생한다. 조사 결과 복부 내장지방이 많은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인슐린 저항성 수치가 최대 2배에서 3배까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체중이 줄지 않는다고 해서 감행하는 무리한 절식은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키는 핵심 요인이 된다. 하루 섭취량을 800킬로칼로리 이하로 극단적으로 제약하면 우리 몸에서 지방을 태우는 불씨 역할을 하는 갑상선 호르몬인 T3 수치가 유의미하게 감소한다. 에너지 공급이 끊기면 인체는 이를 위기 상황으로 인지하여 체내 지방을 꽉 쥔 채 대사율을 떨어뜨리는 '절전 모드'에 돌입하기 때문이다.
송 원장은 정체된 기초대사량을 다시 깨우고 살이 빠질 수 있는 신체 환경을 만들기 위한 세 가지 실천 방안을 제시했다.
첫째로 탄수화물을 완전히 배제하는 식단은 피해야 한다. 빵, 면, 떡, 시리얼과 같은 정제 탄수화물은 끊는 것이 맞지만, 잡곡밥이나 고구마 같은 건강한 복합 탄수화물은 적절히 섭취해야 한다. 탄수화물이 지나치게 부족하면 간에 부하가 걸려 대사 능력이 저하되므로, 혈당을 완만하게 올리는 채소와 단백질을 먼저 먹는 '거꾸로 식사법'을 병행하며 하루 최소 햇반 한 공기 분량의 탄수화물은 확보해야 한다.
둘째로 내 몸의 기초대사량만큼은 반드시 음식으로 섭취해야 한다. 에너지 부족 신호에 유독 민감한 갱년기에는 무조건 굶기보다 3대 영양소를 골고루 챙겨 안전하게 에너지를 채워주는 것이 순리다. 20대 때처럼 급격하게 체중을 감량하려다가는 체지방이 아닌 근육만 빠지는 부작용을 겪을 수 있으므로 속도가 다소 느리더라도 꾸준히 가야 한다는 조언이다.
셋째로 특정 음식을 향한 강한 식욕이 일어날 때는 무조건 참기보다 적정량을 덜어 현명하게 소비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중년기에 단 음이나 탄수화물이 당기는 것은 대사 속도가 느려진 몸이 빠른 에너지 보충을 요구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이를 억지로 누르면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되어 결국 폭식으로 이어지기 쉽다. 식욕이 지속될 때는 계란을 먼저 먹거나 물을 충분히 마셔 허기를 달랜 후, 원하는 음식을 식사 한 끼로 간주해 딱 적당량만 천천히 씹어 먹고 식후 산책을 하는 편이 다이어트 흐름을 유지하는 데 이롭다.
갱년기 다이어트는 무작정 덜 먹고 더 움직인다고 해서 해결되지 않으며, 인체가 정상적인 대사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신체 균형을 먼저 회복하는 것이 지속 가능한 감량의 핵심이라고 전문가들은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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