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명 목숨 앗아간 유럽 폭염…"노년층 취약·익사도 속출"(종합2보)

기사등록 2026/06/26 16:47:07 최종수정 2026/06/26 17:42:24

스페인, 나흘간 212명 사망…佛·獨·伊도 사망자 늘어

[릴=AP/뉴시스] 24일(현지 시간) 프랑스 북부 릴에서 한 청년이 폭염 속 더위를 식히기 위해 다리 밑 강으로 뛰어내리고 있다. 2026.06.25.
[서울=뉴시스]신정원 이재은 기자 = 기록적인 폭염이 덮친 유럽에서 사망자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스페인에서만 이번 주 200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됐다.

26일(현지 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스페인은 이번 주 일부 지역 기온이 43도까지 오르는 등 폭염의 직격탄을 맞았으며, 지난 21일 이후 24일까지 212명이 사망한 것으로 분석됐다.

스페인 국립역학센터(CNE)는 지난 10년간 사망률과 기온·인구 통계를 바탕으로 폭염으로 인한 초과 사망자가 212명에 달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 방식은 실시간 기록이 아닌 통계적 예측이지만 과학계에서 널리 인정받고 있다. 연구진들은 이 감시 시스템을 통해 2021~2024년 폭염 관련 초과 사망자 1만1684명을 식별하기도 했다.

스페인 기상청(AEMET)은 지난 22일과 23일에 최소 1950년 이래 가장 뜨거운 6월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일부 지역 기온은 43.3도를 넘기기도 했다.

데이터에 따르면 이번 주 폭염 사망자의 거의 대부분은 65세 이상 노년층인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연구는 노인들의 경우 혈류 흐름이 원활하지 않고 땀을 흘리는 능력이 떨어져 체온을 스스로 조절하는 기능이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파리=AP/뉴시스] 프랑스에서 40도 안팎의 폭염이 이어지면서 기상청이 국토의 절반가량인 54개 주에 적색경보를 발령한 가운데 23일(현지 시간) 파리의 생마르탱 운하에 모인 시민들이 더위를 식히고 있다. 2026.06.24.
보건 전문가들은 극심한 폭염이 특히 높은 습도와 결합할 때 더 치명적이라고 경고한다. 고온에 노출되면 인체는 정상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심장과 신장에 큰 무리를 준다. 이때 제때 열을 식히지 못하면 체내 단백질이 파괴되기 시작하고 장기 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

스페인 기상청의 기후학 책임자인 호세 안헬 누녜스 모라는 블로그 글을 통해 "인간이 초래한 기후 변화로 인해 스페인 내 위험한 폭염이 더 자주, 더 강하게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국의 폭염 일수가 10년당 3.3일씩 증가하고 있으며, 밤사이 몸이 식을 기회를 빼앗아 특히 더 위험한 '열대야'가 여름철 동안 거의 상시화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폭염은 지난 24일 역대 최고 기온을 경신한 프랑스에서도 특히 극심하게 나타나고 있다. 폭염 관련 익사 및 온열질환 사망자가 최소 48명 보고됐다.

당국은 대개 노년층이 고온에 가장 취약하지만, 이번 폭염은 젊고 건강한 이들에게도 피해를 입히고 있다고 경고했다.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프랑스 총리는 23일 기준 폭염 시작 이후 최소 40명이 익사했다고 밝혔다. 더위를 피하려 안전요원이 없는 구역에서 물놀이를 하다 변을 당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파리=AP/뉴시스] 프랑스에서 40도 안팎의 폭염이 이어지면서 기상청이 국토의 절반가량인 54개 주에 적색경보를 발령한 가운데 23일(현지 시간) 파리의 생마르탱 운하에서 시민들이 물놀이를 하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2026.06.24.
프랑스에서는 또 5세 미만 어린이 3명이 차량 안에 갇혀 사망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프랑스 보건부에 따르면 응급실을 찾는 15~44세 온열 질환 환자가 평소보다 3배나 급증했다.

독일의 국가 수상구조대 역시 공영방송 도이체벨레에 "지난 20~21일 주말 동안 15명이 익사해 10년 만에 가장 치명적인 주말이 됐다"고 밝혔다.

이탈리아 안사(ANSA) 통신은 24일 오후 포도밭에서 쓰러진 채 발견된 61세 농부를 포함해 5명이 이번 폭염으로 숨졌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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