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성해나의 첫 기담집…'인비인'

기사등록 2026/06/26 11:08:26 최종수정 2026/06/26 12:25:15

상실이란 무엇인가…'지상의 밤'

생 마지막에 삶을 깨닫다…'바다 여인의 선물'

[서울=뉴시스] '인비인' (사진=한겨레출판 제공) 2026.06.2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조기용 기자 = ▲인비인(한겨레출판)=성해나 지음

성해나의 첫 기담(奇譚)집. 총 9편의 단편을 담았다. 제목 인비인(人非人)은 사람의 형상을 하고 있지만 사람이 아닌 존재, 혹은 사람이기를 포기한 존재를 뜻한다. 저자는 이 경계에 선 존재들의 시간과 내면을 응시한다.

책은 어제, 오늘, 내일 세 개의 시점을 축으로 이야기를 엮었다. 표제작 '인비인'은 731부대 생체실험에 가담했던 한 노인이 영화감독에게 보내는 편지로 시작한다. 자신이 전범(戰犯)이 아닌 실험교수의 조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감독은 그의 편지를 특별할 것 없는 한 개인의 주장으로 치부한 채 무심히 파쇄기에 넣는다.

이번 기담집에는 평론이나 추천사 대신 작가가 직접 쓴 아홉 편의 작품 해설도 실렸다. 각 작품의 집필 계기와 조사 과정에서 알게 된 사실 등을 담아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또 각 부마다 플레이리스트 QR코드를 삽입해 음악과 함께 작품에 더욱 깊이 몰입할 수 있도록 했다.
[서울=뉴시스] '지상의 밤' (사진=문학동네 제공) 2026.06.2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지상의 밤(문학동네)=임선우 지음

환상과 위로를 주제로 작품세계를 펼쳐온 임선우의 세번째 소설집. 연인과 가족, 반려동물과의 이별 같은 물리적 상실부터 잃어버린 감각에 대한 이야기다.

작가는 짙은 어둠처럼 드리운 상실의 감정을 특유의 상상력과 문체로 풀어낸다.

표제작 '지상의 밤'은 직장 내 괴롭힘으로 히키코모리가 된 뒤 의지하던 아버지마저 떠나보내며 깊은 우울에 빠진 '수'의 이야기다. 그는 살아남기 위해 해파리가 되기로 결심하고, 변종 해파리에 쏘여 변신을 꿈꾼다. 그러나 이를 위해 찾아간 사업장에서 삶의 활력을 되찾고 조금씩 일상을 회복해 간다.

저자는 이별의 슬픔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 인물들이 극복하는 과정을 보여주며 독자에게 위로의 말을 건넨다.
[서울=뉴시스] '바다 여인의 선물' (사진=다산책방 제공) 2026.06.26.

▲바다 여인의 선물(다산책방)=데니스 존슨 지음

전미도서상 수상 작가이자 퓰리처상 최종 후보에 오른 데니스 존슨의 마지막 소설집. 저자는 자신의 죽음을 예감하듯 생의 미스터리를 정면으로 응시한 단편 5편을 책에 담았다. 간암 투병 중 병상에서 완성한 작품들이다.

소설집은 삶의 의미를 잃어가는 인물들을 통해 오히려 인생의 본질을 비춘다. 삶이란 대가 없이 주어지는 기이하고 관대한 선물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한 치 앞을 모르는 인생이란 점을 강조한다. 때로는 허무하지만 그 속에서 빛나는 무언가가 있다는 것이다.

"이제는 내가 살아갈 날보다 살아온 날이 더 길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앞으로 기대할 수 있는 일보다 지나간 기억이 더 많다. 기억은 퇴색한다. 계속 남는 과거는 많지 않다. 과거를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이 잊어버려도 나는 개의치 않을 것이다." ('바다 아가씨의 후한 인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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