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소심에서 징역 2년 서면 구형…그대로 선고
형사소송법 '구두변론' 원칙 어긋난 측면 지적
방어권 침해 소지 없어 그대로 유죄 판결 확정
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최근 A(59)씨의 사기 혐의 상고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하며 이같이 판시했다고 26일 밝혔다.
A씨는 다수의 사기 전과가 있는 대부업체 운영자로, 2013년 6월 부동산 사업을 벌이겠다며 동업자를 속여 매매대금이나 등기료 명목으로 두 차례에 걸쳐 총 2억2800만원을 편취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A씨 불출석 상태로 궐석 재판을 열었고, 일부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2년을 선고했다. 형식적으로 확정됐던 1심에 A씨가 상소권회복 청구를 하고 받아들여지면서 2024년 5월 항소심이 열리게 됐다.
수원지법 항소심은 A씨가 진술을 번복하고 있다고 보고 사기 혐의 유죄를 인정해 징역 2년을 유지했다.
A씨 측은 상고하면서 검사가 항소심에서 구형을 법정에서 밝히지 않고 서면으로 갈음한 점을 다퉜다.
형사소송법은 공판정에서의 변론은 구두로 해야 한다는 '구두변론주의'를 원칙으로 정한다. 신문과 증거조사가 종료된 후 검사는 의견을 진술해야 하고, 재판장은 이를 들은 후 피고인과 변호인에게 최종 의견을 진술할 기회를 반드시 주도록 규정한다.
검사는 항소심 3차 공판에서 최종의견을 "서면으로 제출하겠다"고 밝힌 뒤 1주일 뒤 징역 2년을 구형한다는 내용만 기재한 구형 의견서를 재판부에 냈다. 이후 재판부 변경으로 재개된 공판에서 새 재판부는 검사의 '종전 변론을 원용한다'는 진술만 듣고 A씨 최후 진술을 들은 뒤 징역 2년을 선고했다.
대법원은 소송절차 위반이라는 A씨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검사의 항소심 구형이 1심의 구형(사기 혐의만 징역 2년) 및 선고형과 같은 점, A씨 측이 소송기록 등을 통해 최소한 예측할 수 있었던 점을 고려하면 방어권 침해는 아니라는 것이다.
검사의 구형 진술도 형사소송법에서 규정한 '변론'의 일종이라며 "형사소송법에 따라 원칙적으로 공판정에서 구두로 진술돼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검사의 구형은 의견 진술에 불과해 법원이 그 의견에 구속된다고 할 수 없다"며 "피고인의 방어권과 변호인의 변호권이 본질적으로 침해되고 판결의 정당성마저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여지는 정도에 이르지 않는 한 그것 자체만으로는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라고 할 수 없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검사가 이른바 서면 구형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이로 인해 최후진술 절차에 대한 공판중심주의가 형해화되거나 방어권 및 변호권이 본질적으로 침해되는 정도에 이르렀다고 볼 수 없는 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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