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전 패배 뒤 다음 날 베이스캠스서 결산 기자회견
"데이터로도 이유 찾기 어려워…최악의 시나리오로 갔다"
홍명보 감독은 26일(한국 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의 베이스캠프 훈련장인 치바스 바예 베르데에서 조별리그 결산 기자회견을 열고 "준비한 만큼 경기력이 잘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준비를 시킨 감독의 역할이 잘못됐다고 얘기해도 저는 문제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전날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치른 남아공과의 대회 조별리그 A조 3차전에서 0-1 충격패를 당했다.
1승 2패(승점 3)가 된 한국은 조 3위로 밀려나 32강 진출을 장담할 수 없는 처지에 놓였다.
북중미 월드컵은 각 조 1~2위 24팀과 조 3위 중 상위 8팀을 합해 32강 토너먼트로 우승 팀을 가린다.
한국이 조 3위 중 성적이 좋은 8팀 안에 들려면 다른 조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남아공전이 끝나고 곧장 전세기를 타고 베이스캠프 훈련지인 과달라하라로 돌아온 홍명보호는 현지 시간 오후 4시쯤 회복 훈련을 소화했다.
홍 감독은 훈련을 앞두고 훈련장 안의 코리아하우스에서 조별리그를 결산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지난해 12월3일 조 추첨이 열리고 고지대와 고온 다습한 두 도시에서 경기해야 한다는 걸 알았다"며 "어디에 포커스를 맞춰야 하는가 생각했을 때, 1~2차전이 열리는 고지대에 맞추는 게 맞다고 판단해 고지대 적응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과달라하라와 비슷한 환경의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 사전 캠프를 차리고 고지대에 적응한 홍명보호는 1차전에서 체코를 2-1로 꺾고, 2차전에서 멕시코에 0-1로 져 1승 1패를 기록했다.
개최국 멕시코를 상대로는 팽팽한 흐름을 이어가다가 골키퍼 김승규(FC도쿄)의 뼈아픈 실수로 승점을 놓쳤다.
홍 감독은 "2차전 결과가 매우 아쉽다. 그 경기에서 승점을 땄다면 3차전은 그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됐다"면서 "그러지 못하다 보니 최악의 시나리오로 가게 됐다"고 말했다.
남아공전 경기 후 '식중독설'까지 나올 정도로 졸전이었다.
비겨도 되는 상황에서 한국은 남아공의 빠른 역습에 시종일관 흔들렸다. 반면 손흥민(LAFC)을 선발에서 제외한 공격진은 헛발질만 했다.
남아공전 졸전 원인을 묻는 질문에 홍 감독은 "데이터를 봤을 때 멕시코전보다 뛰는 양이 조금 줄었지만, 고강도(러닝)는 조금 더 많았다. 체력적으로 멕시코전과 큰 차이가 없었는데, 선수들이 느려 보인 것에 대해 이유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경기 전에 수십 개의 상황을 준비하지만, 막상 시작하면 그 외에 돌발 상황이 많이 나온다. 대처하는 건 결국 선수들이지만, 결과는 감독의 책임"이라고 덧붙였다.
내부에서 원인을 찾지 못한 홍 감독은 환경 등 외부적인 요인이 선수들의 발을 무겁게 한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다른 이유를 찾다 보니 그렇게 많이 나오지는 않았다. 환경적인 면이 어려움을 겪게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건조하고 온화한 과달라하라에서 두 경기를 치른 뒤 덥고 습한 몬테레이로 이동하면서 선수들이 날씨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홍명보호의 또 다른 문제는 경직된 전술이다.
남아공전도 경기가 풀리지 않는 상황에서 전술 변화 대신 선수만 그대로 맞바꿨다.
휴고 브로스 남아공 감독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한국이 예상한 그대로 나왔다며, 자신들의 전술이 더 나았다고 자평했다.
홍 감독은 "상대에 맞춰 전술을 다르게 할 수 있지만, 지금까지 해 온 걸 갑자기 바꾸는 건 좋지 않다. 상대가 정해지면 그런 부분들을 전체적으로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조별리그 3경기에서 침묵한 손흥민에 대해선 여전히 두터운 신뢰를 드러냈다.
홍 감독은 "손흥민은 본인의 역할은 항상 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그 평가가 골이냐 아니냐인데, 그 부분에서 선수도 팀도 어려운 점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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