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만에 건보 수가 대수술…지역·필수의료에 연 3.6조원 투자(종합)

기사등록 2026/06/25 15:26:19 최종수정 2026/06/25 17:46:24

복지부, '건강보험 수가 구조 혁신 방안' 발표

검체·CT·MRI 검사 과다지출 줄여 2.6조원 확보

지역 우대수가 4000억 투입…12월부터 시행

정은경 "환자 본인부담 인상 없도록 추진할것"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건강보험 수가 구조 혁신방안 발표를 하고 있다. 2026.06.25.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 강진아 기자 = 정부가 2001년 현행 수가체계 도입 이래 역대 최대 규모인 연 3조6000억원을 지역·필수의료 강화에 집중 투자한다. 이를 위해 피검사 등 검체검사와 컴퓨터단층촬영(CT)·자기공명영상(MRI) 검사의 과다 지출을 줄여 연 2조6000억원의 재원을 확보한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2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건강보험 수가 구조 혁신 방안' 브리핑을 열고 "건강보험 수가체계를 25년 만에 근본적으로 혁신하겠다"며 "지역·필수의료에 건강보험 재정을 집중 투입하고 검사 중심의 불균형한 수가 구조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혁신 방안은 이날 열린 제12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확정됐다.

이어 "건강보험 수가 혁신은 지역의 의료 기능을 회복하고 응급·분만·소아 등 필수의료를 강화하는 마중물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 의료인들이 자긍심을 가지고 지역에서 필수의료를 제공하고 국민들은 지역에 있거나 응급 상황이 발생할 때 이용 가능한 병원이 없어서 걱정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현행 건강보험 수가는 빈도를 쉽게 늘릴 수 있는 검사 분야는 과보상된 반면 진찰, 입원, 중증·응급의 최종 치료 등 필수진료는 저보상돼 근본적 개편이 필요하다는 문제가 제기돼 왔다.

2023년 회계연도 의료 비용 대비 수익을 분석한 결과 피검사 등 검체검사는 190%, CT·MRI 등 특수영상 검사는 194% 과보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복지부는 이를 150%로 조정해 각각 1조7000억원과 7000억원을 절감하고, 검체검사 위탁관리료를 폐지해 2000억원의 지출을 줄인다. 2028년엔 110%까지 낮춰 균형 수가로 조정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바탕으로 지역·필수의료 보상에 집중한다. 저보상된 수가는 높이고, 중증·응급 등 필수진료엔 더 큰 폭으로 보상하는 지불제도 개편을 함께 추진한다.
[세종=뉴시스]2023년 회계연도 의료 비용 분석에 따른 검사 및 진찰 등 비용 대비 수익. (사진=보건복지부 제공) 2026.06.1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정부는 이번 개편으로 환자의 본인부담 진료비가 인상되진 않을 것으로 봤다. 정 장관은 "고위험 분만이나 신생아 중환자, 1세 미만 소아는 현재도 본인부담금이 발생하지 않는다. 추가 보상으로 본인부담이 커지지 않고 오히려 더 안정적으로 진료를 받을 수 있게 적절한 보상체계를 만든 것"이라며 "지역 우대수가도 추가적인 본인 부담이 발생하지 않도록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검사비 수가 자체가 줄어들면서 그에 따른 본인부담도 줄어드는 상황이다. 중증·응급수술의 산정특례나 총액의료비의 본인부담 상한제 등 본인부담을 완화하는 다양한 제도가 있다"면서 "건보료 인상 우려가 있을 수 있지만 약가 인하, 부정수급 행정조사 등 건보 재정에 대한 지출 효율화를 계속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역 우대수가 원칙 확립…20년 만에 진찰료 상향 등 필수 기본진료에 1조5000억원 투입

우선 비수도권과 수도권(경기·인천) 취약지 6개 진료권에 연 4000억원의 지역 우대수가를 적용한다.

종합병원 이상 모든 수술·처치 행위와 야간·휴일·응급에 10%를 각각 가산한다. 상급종합병원 등 소아중환자실 처치에 50%를 가산하고 모자센터의 고위험 분만, 신생아 중환자실 입원료에 추가 가산을 적용한다.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된 84개 시군구의 종합병원·병원·의원 등 2249개 의료기관은 진찰료와 입원료를 각 5% 상향한다. 지역 병원의 환자 감염 관리 역량을 강화하도록 중소병원 맞춤형 감염예방관리료 기준을 신설한다.
[서울=뉴시스] 정부가 25일 건강보험 수가 구조 혁신 방안을 확정하고 지역·필수의료 강화를 위해 연간 3조6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20년 만에 진찰료를 올리는 등 필수 기본진료도 강화한다. 여기에는 연 1조5000억원이 쓰일 예정이다.

동네 의원 첫 방문시 진찰료는 6%, 재진 시에는 4%를 상향한다. 이 경우 의원급 초진은 1만8840원에서 1만9980원, 재진은 1만3370원에서 1만3900원으로 오른다. 병원급 이상은 초·재진 모두 2% 올린다.

현재 시범사업 중인 심층 진찰·상담은 본사업으로 전환한다. 상급종합병원의 15분 이상 심층 진찰은 8만5720원이 적용되며, 현행 연 4회에서 6회로 확대된다. 0~2세 아동을 대상으로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의 15분 이상 심층 상담은 의원 5만1430원·병원 5만1860원이 적용된다.

종합병원의 심층진찰과 내과·가정의학과·산부인과 일차의료 심층상담 시범사업도 새롭게 실시한다. 15분 이상 심층진찰(연 4회) 시 초진 진찰료 3배 수준, 10분 이상 심층상담(연 4~6회) 시 초진 진찰료 2배 수준이 적용된다.

10년 이상 고정된 입원료 기본수가는 일반병실 7%, 중환자실 10%로 상향한다. 간호인력 투입이 높은 입원실일수록 더 많은 보상을 받도록 한다.

[세종=뉴시스]2026년 건강보험 수가체계 개편방안 인포그래픽. (사진=보건복지부 제공) 2026.06.2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중증 수술·시술 1600여개 수가 20% 상향…야간·휴일·응급 등 시급성 높을수록 보상↑

응급 문제 해결을 위한 최종치료엔 연 9000억원을 투입한다. 그동안 응급실에서 수술로 이어지는 후속 치료 보상이 낮다는 비판에 대한 조치다.

종합병원 이상에는 전체 수술·시술 행위의 60%인 1600여개의 건강보험 수가 수준을 20% 상향한다. 심뇌혈관 등 응급 관련 수술·시술과 암 등 중증 수술, 복합골절과 재건성형 등 선천성 기형 관련 시술로 난이도가 높고 숙련된 인력 투입이 많은 수술·시술이 대상이다.

휴일·야간에 권역응급의료센터를 통해 응급 입원한 환자는 수술 수가를 5.5배 상향한다. 같은 중증수술이어도 야간·휴일과 응급상황 등 시급성이 높을수록 보상 수준을 높인다.

마취과 인력 부족 현상에 대응해 종합병원 이상 의료기관의 전신마취 수가 수준을 현행 대비 50% 높인다. 1600개 중증 수술·시술에 동반되는 마취의 야간·공휴 가산도 현행 100%에서 150%로 강화한다.

급성기 치료 후 회복기와 재택으로 이어지는 의료공급·이용체계 확립을 위해선 연 5000억원을 사용한다. 급성기 의료공급 강화를 위해 중증 중심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및 지역 포괄2차종합병원 지원 사업을 강화하면서 본사업 기반을 확립한다. 포괄2차병원 지원금은 연 7000억원에서 9000억원으로 2000억원 높인다.

급성기 병원 중환자실에선 조기 재활을 실시하고, 중증 환자는 급성기 치료 후 회복 상태를 충분히 관찰한 후 회복기 병원으로 연계하는 시범사업을 도입한다.

어린이 재활의료기관은 현행 47개소에서 66개소까지 확충한다. 집중 재활치료 대상 연령을 6세 미만에서 9세 미만까지 넓힌다. 이를 통해 집중 재활치료를 받을 수 있는 어린이는 연간 약 7500명에서 최대 9800여명까지 늘어날 전망된다. 수가 가산도 현행 30%에서 40%로 올린다.
[세종=뉴시스]2026년 건강보험 수가체계 개편방안 인포그래픽. (사진=보건복지부 제공) 2026.06.2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고위험산모·신생아 위한 모자센터 보상 강화…소아 진료 가산 연령 정비·중증 수술 추가 가산

고위험산모와 신생아를 위한 모자의료 보상 강화에는 연 1000억원이 투자된다. 그동안 일률적인 분만 지원으로 고위험 분만과 조산아 치료엔 보상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고, 모자센터를 중심으로 집중적인 수가 조정에 나선다.

산모 중증도와 주수·체중 등 신생아 상태, 지역 등을 고려해 중증모자센터와 권역모자센터를 중심으로 보상을 대폭 조정한다. 28주 미만 또는 1000g 미만 조산아는 중증모자센터에서, 32주 미만 또는 1500g 미만 조산아는 권역모자센터에서 집중 치료할 수 있도록 분만과 신생아 중환자실 치료에 가산 수가를 마련한다.

24주에서 28주까지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치료시 4주간은 기본 입원료(1일당 약 96만원)에 120%(1일당 115만원) 가산금을 추가해 입원료를 2.2배 수준으로 높인다. 비수도권 모자센터는 150%(1일당 144만원) 가산금을 추가해 입원료를 2.5배 수준으로 보상한다.

고위험 임산부 입원시 집중관리료 수가를 높이고 신생아 중환자실 내 이뤄지는 처치에 50%(지역우대 100%) 가산을 신설한다. 임신·분만 수가(200여개 행위) 수준을 20% 상향하고 고위험분만은 자연분만과 제왕절개 모두 일반 분만의 100~200% 가산을 적용한다.

소아 진찰부터 중증 수술까지 보상을 강화해 연 2000억원이 투입된다. 그동안 진찰과 입원에 다르게 적용됐던 가산 연령을 8세 미만으로 똑같이 조정하고, 가산 수준을 높인다. 6세 미만 소아의 수술은 50%를 추가 가산한다.

소아 중환자실의 중증 처치 보상을 50% 가산하면서 비수도권과 수도권 취약지는 100%를 더한다. 소아·청소년 야간 진료를 하는 달빛 어린이병원의 소아전문관리료를 신설(약 5만원)하고 소아 인구가 적은 곳엔 야간진료 수가를 30% 가산한다.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건강보험 수가 구조 혁신방안 발표를 하고 있다. 2026.06.25. chocrystal@newsis.com

이번 방안은 오는 12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모자의료센터 보상 강화는 3분기부터 실시된다. 복지부는 구조 개혁과 함께 과다 의료 이용 방지, 건강보험 부정수급 관리 강화 등 지출 효율화를 병행해 건강보험 재정 지속가능성을 높일 계획이다. 수가 개편 주기도 기존 5~7년에서 2년 이내로 단축한다.

검체검사 위·수탁 제도도 27년 만에 전면 개편한다. 위탁검사관리료를 폐지하고 위·수탁기관별 보상 수준을 명확화해 불필요한 검사 유인을 축소한다. 검사 질을 높이기 위한 조건부 보상도 도입한다. 기본수가로 위탁검사의뢰·관리료 25%, 수탁검사료 45%를 설정하고 여기에 30%(위탁 10%·수탁 20%) 범위 내 조건부 보상이 붙는다.

정 장관은 "건강보험 수가 혁신 방안은 국민의 목숨을 살리기 위해 지역·필수의료에 대한 투자를 대폭 강화하는 첫걸음"이라며 "건강보험 수가 혁신과 함께 올해 신설되는 지역필수특별회계 지원이 더해진다면 지역과 필수의료에 활기를 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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