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외무 "美, 우크라에 러 표적 정보 직접 지원…협상 위한 전선 동결 없어"

기사등록 2026/06/25 11:01:30 최종수정 2026/06/25 12:22:23

"공은 러시아에 있지 않아…임시·과도기적 해결책에 만족하지 않을 것"

[리우데자네이루=AP/뉴시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미국과 유럽이 이란전쟁 종전 이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해 러시아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문제 협상을 위한 전선 동결은 없다"고 밝혔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우크라이나 문제를 정치·외교적 수단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여전히 확신한다"면서도 이같이 말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협상 대표단 지도부 수준을 상당한 수준으로 격상할 것과 인도주의 문제와 정치 문제, 군사 문제를 각각 담당하는 실무그룹 3개를 설치할 것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러시아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간 지난해 8월 앵커리지 합의를 준수하고 있다고도 했다. 우크라이나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 전역에 대한 러시아의 통제권을 인정하는 것이 러시아가 주장하는 합의의 골자지만 실제 합의문이 공개된 적은 없다.

라브로프 장관은 "월드컵 용어로 말하자면 지금 공은 우리 쪽에 있지 않다"며 "그럼에도 그들은 오프사이드에서 우리에게 공을 던지려고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에게는 원칙의 문제다. 우리는 임시 또는 과도기적 해결책에 만족하지 않을 것이고 외부에서 우리에게 강요되는 어떠한 최후통첩도 결코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개전 초기인 2022년 3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만나 사실상 평화협정 초안인 '이스탄불 공동성명'을 도출했지만 좌초됐다며 그 책임을 우크라이나와 서방에 돌렸다.

이스탄불 공동 성명은 우크라이나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포기하고 중립국 지위를 수용하면 러시아는 전면 침공 이전 수준으로 철군하고 러시아가 강제 병합한 크름반도의 지위는 10~15년 이후 재협상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같은해 4월 우크라이나 북서부 부차 학살 책임을 우크라이나와 서방이 러시아에게 돌리면서 좌초됐다. 보리스 존슨 당시 영국 총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전범으로 규정하면서 우크라이나에 타협 거부를 요구했고 푸틴 대통령은 협상 결렬을 공개 선언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그들은 우리에게 '현재 전선에 따라 휴전하고 그 다음을 협상을 하자'고 말한다"며 "아니다. 우리는 이미 그것을 했다. 이스탄불에서 합의하고 서명을 했으며 선의의 행동으로 공격을 중단하고 심지어 키이우에서 군을 철수시켰다"고 말했다.

이어 "그리고 곧바로 부차와 존슨이 등장했다"며 " 러시아는 더 이상 유럽의 약속과 기대에 의존할 수 없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협상에서 누구의 말도 그대로 믿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라브로프 장관은 러시아가 안토니우 코스타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측과 비공식 접촉을 했다는 사실을 확인하면서 EU가 건설적인 접근을 한다면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는 코스타 상임의장 측과 접촉했다"며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코스타 의장에 대해 '(비공식 접촉은) 용납될 수 없고 해결책을 찾기 위해 함께 해야 한다'고 공개 비판한 것은 위선이다. 마크롱 대통령도 특사를 보냈고 우리는 받아들였다. 사실 영국도 특사를 보냈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국가에서 새로운 사람들이 집권하고 있는 만큼 유럽이 진정으로 건설적인 제안을 가져온다면 우리는 기꺼이 귀를 기울이고 우리가 들은 것에 기초해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공격의 배후로 유럽과 미국을 지목했다.

그는 "서방은 말뿐이 아니라 행동으로도 우크라이나의 공격을 뒷받침했다"며 "미국의 직접적인 표적 지정·정보 지원이 없었다면 우크라이나가 지금처럼 러시아 본토를 상대로 테러 공격을 감행하는 것은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과 러시아 양자간 대화는 사실상 진전이 없다"며 "미국과 포괄적 공동 의제를 짜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개별 현안에서는 제한적인 합의가 이뤄질 여지는 있다"고 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란 핵·안보 문제와 관련해 "미국과 이란이 포괄적·장기 합의에 이르는 과정에서 러시아의 선의의 중재가 필요하다면 도울 용의가 있다"고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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