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에도 치명적인 뇌혈관 질환, '얼굴·팔·말' 세 가지만 기억해도 조기 감지 가능
일시적으로 증상 사라지는 전조 현상, 48시간 이내 재발 확률 40% 달해 즉각 내원해야
이승훈 교수 "뇌졸중은 예방하는 질환, 40대 이후 정기 검진으로 환자 90% 줄일 수 있어"
[서울=뉴시스] 김종민 기자 = 한겨울뿐만 아니라 한여름에도 뇌혈관 질환의 위험성이 커지는 가운데, 뇌세포 손상을 줄이고 심각한 후유증을 막기 위해서는 초기 대처와 사전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전문가의 지적이 나왔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신경과 이승훈 교수는 24일 유튜브 채널 '김재원TV'에 출현해 뇌졸중이 발병했을 때 무수히 죽어 나가는 뇌세포를 살리기 위한 ‘골든타임’을 명확히 인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뇌세포는 몸을 관장하는 가장 중요한 세포이자 취약한 조직으로, 한 번 죽으면 절대 재생되지 않기 때문이다. 뇌경색의 경우 혈관이 막힌 중심부에서부터 세포 괴사가 주변으로 점차 확대된다. 의학적으로 정맥내 혈전용해제 투여는 4시간 반, 동맥을 통한 시술은 6시간 이내를 골든타임으로 보며, 이 시간이 지나면 혈관을 다시 열더라도 해당 신경세포를 살리기 어렵다.
이 교수는 복잡한 의학 지식 대신 ‘얼굴, 팔, 말’이라는 세 가지 증상만 기억해도 전체 뇌졸중 환자의 80% 이상을 감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갑자기 한쪽 얼굴이 처지거나, 한쪽 팔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거나, 말이 어눌해지고 상대방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증상 중 하나라도 나타나면 지체 없이 119에 신고해 병원으로 이동해야 한다. 특히 증상이 나타났다가 몇 분 만에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혈전이 일시적으로 녹아 풀린 ‘전조 증상’에 해당한다. 혈관 자체가 이미 망가진 상태이므로 48시간 이내에 재발할 확률이 40%에 달해, 증상이 호전되었더라도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뇌졸중을 유발하는 핵심 원인으로는 동맥경화증이 지목됐다. 고혈압으로 인한 물리적 충격이나 흡연에 따른 화학적 독성 물질이 혈관벽을 지속해서 망가뜨리면, 혈액 내 넘쳐나는 콜레스테롤이 손상된 혈관 안으로 침투한다. 이를 제거하려는 면역 세포들이 비정상적으로 엉키며 만성 염증 반응을 일으키고, 결국 혈관벽이 부풀어 오르는 동맥경화반을 형성하게 된다. 경동맥 초음파 등에서 발견되는 동맥경화반은 스타틴 등의 약물 치료로 공급을 차단해 크기를 미세하게 줄일 수는 있으나, 이미 변성된 혈관벽을 정상으로 돌리는 비가역적 회복은 불가능하다.
또한 뇌혈관 질환이 유독 치명적인 이유는 장기의 특성에 있다. 폐나 신장 등은 일부 조직이
망가져도 장기 전체가 동일한 기능을 수행해 자각하기 어렵지만, 뇌는 부위별로 담당하는 기능이 정밀하게 쪼개져 있어 아주 미세한 영역만 손상되어도 마비나 언어 장애 등 즉각적인 신체 이상으로 이어진다.
이 교수는 뇌졸중과 심근경색을 ‘잘못 보낸 시간의 보복’이자 일종의 후진국형 질환으로 규정했다. 수십 년 동안 위험 요인이 쌓여 발생하는 무증상 기전을 미리 파악하고 제어한다면 전체 환자의 최대 90%까지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만 40세가 넘으면 뇌 MRI나 경동맥 초음파 검사를 통해 정밀하게 혈관 상태를 점검하고, 평소 가정용 혈압계로 혈압을 수시로 측정하거나 연 1회 당화혈색소 검사를 시행하는 등의 적극적인 사전 관리가 당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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