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세 참전유공자, 유산 기부 약정…"또 다른 애국"

기사등록 2026/06/24 14:43:50 최종수정 2026/06/24 15:40:24

참전 동료의 권유로 사랑의열매에 기부

"어린생명 살리는 일에 힘 보태고 싶어"

[세종=뉴시스]사랑의열매 유산기부자인 6·25 참전유공자 김선영씨가 사랑의열매 상징물을 들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사랑의열매 제공) 2026.06.2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 강진아 기자 = 97세의 6·25 참전유공자가 사랑의열매에 유산을 기부했다.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경기 소재 보훈원에 거주하는 6·25 참전유공자 김선영(97)씨가 지난 23일 자신의 자산 일부를 사후 사회에 환원하는 유산 기부를 약정했다고 24일 밝혔다.

김씨는 6·25 전쟁 당시 국방경비대 소속으로 포화의 최전선을 누볐다. 그의 몸에는 당시 입은 겨드랑이 총상과 손가락 부상 등 치열했던 전투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지난해말 고관절 골절로 수술을 받는 등 최근 건강이 악화됐지만, 유산 기부를 결심한 데에는 주변의 권유가 있었다. 6·25 참전용사로 같은 보훈원에서 지내는 조장섭씨의 권유였다. 조씨는 지난해 3월 기부를 약정한 사랑의열매 유산 기부자다. 이를 계기로 경기 사랑의열매와 보훈원이 유산 기부 활성화를 위한 협약을 맺기도 했다.

김씨는 "몸이 불편해 말 한마디 하는 것도 괴로운 상황이다. 그렇지만 좋은 일이 널리 알려져 다른 사람들도 기부에 동참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며 "한 푼 두 푼 모은 이 돈이 내 손을 떠날 때 가장 필요한 곳으로 가는 것이야말로 또 다른 애국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어린 환아를 위한 치료비에 보탬이 되고 싶은 마음이 컸다. 그는 "TV에서 치료비가 없어 고통받는 아이들을 볼 때마다 늘 마음이 아팠다"며 "자라나는 어린 생명을 살리는 일에 힘을 보태고 싶다"고 밝혔다.

이번 약정으로 김씨는 사랑의열매 유산 기부자 모임인 '레거시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사랑의열매는 2013년 국내 최초의 유산 기부자 모임인 레거시 클럽을 발족해 운영하고 있으며, 부동산·현금·보험금·유가증권 등 다양한 형태의 자산을 기부할 수 있다.

윤여준 사랑의열매 회장은 "젊은 날에는 목숨 바쳐 나라를 지키고 노년에는 기부를 통해 이웃 사랑을 실천한 김선영님께 깊은 경의를 표한다"며 "고귀한 뜻이 우리 사회에 깊이 새겨질 수 있도록 소중하게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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