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선관위, 2022년 지선 투표지 예산 80억 남아도 편성 그대로…이번엔 67억 남아

기사등록 2026/06/24 11:43:51

2022년 지선 투표지 예산 집행률 36%…80억 남아

대규모 불용 뒤에도 '유권자 110%' 예산 편성 유지

올해도 67억 남겨…최근 두 차례 지선서 147억 불용

김민전 "투표지 부족 사태에도 예산 남아돌아…행정 모순"

[청주=뉴시스] 서주영 기자 =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인 지난 3일 충북 청주체육관에 마련된 개표소에서 개표 사무원들이 개표 작업을 하고 있다. 2026.06.03. juyeong@newsis.com

[서울=뉴시스]하지현 기자 = 중앙선거관리위원회(중앙선관위)가 지난 2022년 제8회 지방선거에서 투표용지 인쇄 예산의 절반이 넘는 80억원을 쓰지 못해 남기고도 이번 6·3 지방선거에서 동일한 예산 편성 기준을 적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중앙선관위가 지난해 예산 절감 필요성 등을 이유로 투표용지 최소 인쇄율을 유권자의 50%로 축소해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가운데, 정작 반복된 대규모의 예산 불용에는 별다른 조치가 없었던 것이다.

24일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이 중앙선관위로부터 제출받은 '연도별 투표용지 관련 예산 및 집행 내역'에 따르면, 선관위는 제8회·9회 지방선거 투표용지 인쇄 예산을 모두 '유권자(선거인수)의 110%' 기준으로 편성했다.

이에 따라 선관위는 제8회 지방선거에서 총 124억7500만원의 투표용지 인쇄 예산을 편성했는데, 편성액의 36% 수준인 44억6100만원만 실제 집행했다. 발생한 불용액은 80억1400만원으로, 실제 쓰인 돈보다 3배에 가까운 예산을 받아 간 셈이다.

지난 3일 실시된 제9회 지방선거에서도 편성 예산 145억1200만원 가운데 56.5%인 81억5300만원만 집행되면서 67억100만원의 불용액이 발생했다. 최근 두 차례의 지방선거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인쇄 예산 불용액만 147억1500만원에 달한다.

지역별 예산 집행에도 일관성이 없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서울 송파구의 경우, 구청장 및 시·구의원 선거의 투표용지 인쇄 단가가 장당 30원에서 60원까지 제각각이었다. 송파구청장 선거에서 예산 편성 당시 적용한 단가는 장당 30원이었지만, 집행 과정에서 장당 45원으로 50% 비싸게 계약해 더 적은 투표용지를 인쇄한 것으로도 드러났다.

서울 영등포구청장과 서초구청장 선거에서는 투표용지 예산 집행액이 편성액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등포구청장 선거에는 당초 1105만원의 투표용지 예산이 편성됐는데, 실제 집행액은 1330만원으로 225만원을 더 집행했다. 서초구청장 선거는 41만원을 추가 집행했다.

투표용지가 부족할 때 사용되는 '무번호 투표용지'의 예산 편성 기준도 명확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공직선거 절차 사무 편람에 따라 선관위는 무번호 투표용지를 선거인수의 3% 내외로 인쇄해야 하는데, 진상규명위원회 조사 결과 이번 지방선거에서 서울 25개 모든 자치구가 규정상 교부돼야 하는 투표용지보다 적은 매수를 준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중앙선관위는 관련 예산·편성 집행 내역에 대해 "무번호 3% 의무 준비를 위한 별도 예산은 편성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앞서 중앙선관위는 이번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난해 12월 내부 결재를 통해 투표용지 인쇄 비율 하한을 선거인수의 60%에서 50%로 낮췄다. 최근 사전투표율이 증가하는 추세에서 본투표일 투표용지 인쇄 매수를 줄이면 인쇄 비용 등 예산을 절감할 수 있다는 취지다.

김민전 의원은 "선관위는 투표용지 인쇄량은 줄이고 예산은 그대로 편성해 수십억 원의 불용액을 반복적으로 남겼다"며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도 관련 예산이 남아돌았다는 것 자체가 선관위 행정의 모순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udyh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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