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 소득 측면서 채무 상환 능력 취약"
[서울=뉴시스]김래현 기자 = 한국은행이 실거주 목적의 1거주 가구에는 상환 능력 범위 내에서 대출 접근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 다주택 가구의 경우 금리나 주택 가격 변동의 영향을 크게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주택 매도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한은은 24일 발표한 '올해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주택 소유 유형별로 가계의 재무건전성을 평가했다.
한은 분석 결과 한국 가계는 주택 보유 여부와 보유 주택 수에 따라 부채의 구성이 달랐다.
지난해 3월 기준 가계금융복지조사 자료를 보면 1주택 가구는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비롯한 주택 매입용 금융 부채 비중이 높다. 2주택 이상 다주택 가구는 금융기관 대출보다 임대보증금 활용이 많았다. 무주택 가구는 임차 보증금 마련과 생활비 용도를 위한 전월세 대출, 신용 대출 등의 부채를 보유했다.
보유한 주택 수가 많을수록 순자산 측면에서의 재무 상태는 양호하지만, 금융자산에 기반한 부채 대응 능력은 비교적 낮다는 것이 한은의 설명이다.
다주택 가구의 순자산 규모는 10억700만원으로 무주택 가구(1억4500만원)에 비해 7배에 달한다.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 자산 가치가 부채보다 큰 폭으로 뛴 영향이다. 다만 유주택 가구의 금융자산 대비 부채 비율은 1.63배로 무주택 가구 0.55배보다 높았다. 유주택 가구의 유동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풀이된다.
주택 소유 유형에 따라 가구의 채무 상환 능력도 달랐다.
다주택 가구는 자산대비부채비율(DTA)은 양호했지만 소득대비원리금상황비율(DSR)이 무주택 및 1주택 가구보다 높았다. 자산 외 소득 측면에서의 채무 상환 능력이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뜻이다. 저소득 다주택 가구의 DSR은 지난해 3월 기준 72.9%로 고소득 다주택 가구(31.4%)의 두 배가 넘는다. 관리 수준(40.0%)도 크게 웃돌았다.
무주택 가구는 부채 상환 부담은 낮은 편이지만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월세 부담이 커지고 있다.
수도권의 전월세 가격 상승 등으로 수도권 임차 가구의 소득 대비 임대료 비율이 비수도권을 크게 상회했고, 수도권 무주택 가구의 이자 지급액도 가파르게 증가했다.
전반적인 가계대출 연체율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1분기 말 다주택자의 평균 연체율은 1주택자에 비해 소폭 높은 정도지만, 3주택 이상 차주의 경우 1.35%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한은은 3주택 이상 차주가 가진 주택의 수도권 비중이 67.3%로 높고, 정부가 다주택자 세제 및 대출 규제를 강화하며 수도권 지역 주택 매도와 관련 대출 상환으로 재무건전성이 개선될 수 있다고 봤다.
한은은 "주거 취약계층 중심의 정책 지원을 이어갈 필요가 있다"며 "비교적 재무 구조와 채무 상환 능력이 양호한 실거주 목적의 1주택 가구에 대해서는 상환 능력 범위 내 대출 접근성을 유지하는 한편, 다주택 가구는 시장금리와 주택가격 변동의 영향을 크게 받을 수 있는 만큼 선제적 건전성 관리와 질서 있는 주택 매도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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