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 적십자회장 선출자, 입장문 통해 밝혀
야당·보건의료 단체 등은 선출 철회 요구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대한적십자사 회장으로 선출된 인요한 전 국민의힘 의원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계엄이 불법이고 잘못이라고 밝혔다. 또 대한적십자사는 정치와 무관한 순수 인도주의 실천 기관이라며 회장으로서 소임을 다하겠다고 했다.
인 선출자는 23일 오후 입장문을 통해 "대한적십자사 회장으로 선출됐다는 보도를 접하고 막중한 책임감과 사명감을 느낀다"며 "인도주의 사업은 130년간 저의 선조들이 걸어오신 길이자 제가 평생 의사로 살아오면서 늘 헌신하고 싶었던 분야였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불법 계엄으로 초래된 헌정질서 훼손과 국민적 불행에 대해 천 가지 말 대신 의원직 사퇴라는 하나의 행동으로 소신을 실천했다"며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외신기자들의 통역을 맡았다는 이유로 오랜 기간 경찰의 감시를 받으며 고초를 겪었기에 헌정질서를 무너뜨리는 잘못된 계엄이 얼마나 큰 국가적 불행을 초래하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한적십자사는 정치와 무관하게 순수한 인도주의를 실천하는 기관이자 회장은 소외된 이웃을 보듬으며 어려움에 처한 북한 동포 지원과 인도주의적 국제 협력을 위해 가장 낮은 곳에서 세심하게 살피는 자리"라며 "그동안 쌓아온 경험과 전문성을 살려 우리 사회를 적십자 정신으로 더욱 따뜻하게 만들고 국민 통합에 기여하라는 소명으로 믿는다. 이 엄중한 소임을 다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직무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인 선출자는 연세대 의학 학사, 고려대 의학 석사 및 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1991년 세브란스병원 국제진료센터 소장을 맡았다. 2012년 한국형 앰뷸런스를 개발한 공로를 인정받아 대한민국 1호 특별귀화자가 됐으며, 제22대 국회의원, 유진벨재단 공동 설립, 제4대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 총재 등을 역임한 바 있다.
전날 대한적십자사 중앙위원회는 제32대 회장으로 인 선출자를 낙점했다. 단 윤 전 대통령 계엄 이후 "윤 대통령을 가슴으로 이해한다"며 계엄을 옹호하고 탄핵을 반대한 것에 대한 비판도 받았다.
이날 의료민영화저지와무상의료실현을위한운동본부는 성명을 통해 "민주주의를 말살하고 모든 기본권과 인권을 짓밟으려 했던 윤석열을 이해하고 탄핵에 반대한 자가 적십자의 인도주의 정신을 들먹이는 게 가당키나 한 일인가"라며 "이재명 대통령은 인요한의 인준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했다.
보건의료노조 역시 성명서를 내고 "인 전 의원은 비상계엄과 탄핵 국면에서 보인 발언과 행보에 대해 충분한 설명과 책임 있는 사과를 하지 않았다"며 "인 전 의원 선출 결정을 철회할 것을 요구한다"고 했다.
야당인 국민의힘의 한지아 의원도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인요한 전 의원은 계엄이 잘못됐다고 하면서도 그 책임을 온전히 당시 야당에 돌렸고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도 공개적으로 반대했다. 그 이후 자신의 판단과 선택에 대한 성찰이나 사과도 없었다"며 "그런 인물을 대한적십자사 회장에 임명하는 것이 과연 이번 정부가 말하는 내란 청산이고 실용인가. 이런 인물이 앞으로 우리가 보게 될 '뉴이재명'인가"라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nowest@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