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떠난 주안산단, 20년 차 연봉이 4000만원…외국인 인력으로 버틴다

기사등록 2026/06/22 13:20:04

베트남·방글라데시 인력이 생산 지탱

"주 5일·정시 퇴근 보장하니 20대 오더라"

근무여건 개선이 청년층 유입 조건

사진 유튜브 '캐치TV' 영상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김종민 기자 = 수도권 주요 산업단지 중 하나인 인천 주안국가산업단지가 청년층 유입 감소와 근로자 고령화, 외국인 인력 의존도 심화라는 다중고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장 근로자들은 대기업과의 급여 격차와 미흡한 정주 여건을 청년 기피의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구독자 37만명의 유튜브 채널 '캐치TV'가 최근 주안산단 현장을 찾아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인터뷰에 따르면, 현장 제조업체들의 인력 구조 변화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사출성형 업체에서 20년째 근무 중인 한 근로자는 현장 상황에 대해 "젊은 사람들이 별로 없다"며 "나이 드신 분들을 많이 충원하거나 50대 이상이 재입사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그는 동남아시아 등지에서 온 외국인 근로자의 비중이 확실히 늘었다고 덧붙였다.

화학회사에서 약품 제조 및 생산 관리를 맡고 있는 20년 경력의 또 다른 근로자 역시 "우리 회사만 해도 평균 연령대가 40대를 넘는다"며 "과거에는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급여 차이가 20% 수준이었으나, 지금은 두 배 이상 벌어지다 보니 괴리감으로 인해 이직을 많이 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청년층을 유입하기 위해서는 초봉이 최소 3500만원 수준은 되어야 미래를 그리고 정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실제 현장에서 느끼는 급여 수준은 연차에 비해 낮게 형성되어 있었다. 20년 차 사무직 근로자의 연봉은 약 6000만원 수준이었으며, 20년 경력의 화학회사 생산 관리직 근로자는 연봉이 4000만원 초반이라고 밝혔다. 10년 경력의 판금설계 직무 근로자는 최근 이직 과정에서 일자리가 절박해 연봉을 깎고 3000만원 초반에 계약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이처럼 내국인 청년들이 기피하는 자리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채우고 있다. 주안산단에서 8년째 근무 중인 베트남 국적의 한 근로자는 "세금을 제외하고 월 220만원 정도를 받는다"며 현장에 필리핀, 캄보디아 등 다양한 국가의 외국인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방글라데시 출신의 8년 차 근로자는 "우리 공장에는 방글라데시, 베트남, 중국 사람이 다 있다"며 세후 250만~260만원의 급여 중 150만~160만원을 본국의 가족에게 송금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인력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현장 관리의 어려움도 제기됐다. 사출성형 업체 근로자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한국어를 하더라도 산업 용어나 개념을 깊이 있게 이해하지 못해 제품 검사 시 무엇이 왜 문제인지 소통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낮은 급여 외에 열악한 인프라도 청년들이 산단을 외면하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근로자들은 산단 내 주차 공간 부족 등 정주 여건이 미흡한 점과, 기업들이 업무 환경 개선이나 복지보다는 급여 총액으로만 문제를 해결하려는 경향이 있어 청년들이 서울의 쾌적한 사무직 환경을 더 선호하게 된다고 분석했다.

반면 일부 기업은 주 5일제와 정시 퇴근 보장 등을 통해 20대 젊은 인력을 유지하고 있는 사례도 있었다. 전원공급장치 제조업체에서 14년째 근무 중인 한 근로자는 "회사가 주 5일제와 칼퇴근을 보장하고 있어 20대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다"며 제조업 기피 속에서도 근무 여건과 급여가 동종 업계 수준에 맞춰 개선되어야 청년층 유입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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