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모 "고령자 '운전능력 평가 시스템' 도입"

기사등록 2026/06/22 13:40:36

인지기능평가…국내 상급종합병원 첫 도입

판화 거장 황규백 화백 기부로 시스템 개발

[서울=뉴시스] 고령운전자 인지검사 시뮬레이터. (사진= 서울성모병원 제공)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인구 고령화로 고령 운전자가 늘면서 교통사고도 매년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고령자와 인지저하 환자의 운전 능력을 정밀하게 평가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국내 상급종합병원 신경과에 처음 도입됐다.

22일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에 따르면 고령자 및 인지저하 환자의 운전 능력을 정밀하게 평가 및 연구할 수 있는 '운전 시뮬레이터 시스템'을 구축해 도입했다고 22일 밝혔다.

시스템 구축의 출발점은 지난 2024년 2월 황규백 화백이 가톨릭중앙의료원에 기탁한 신경과 발전기금 5000만 원이었다. 독실한 천주교 신자인 황 화백은 서울성모병원의 발전을 위해 뜻있게 사용해 달라는 마음을 담아 기금을 기탁했으며, 이에 신경과에서는 그 취지를 살려 초고령사회의 핵심 과제인 고령 운전자 안전과 인지기능 관리 연구에 기금을 활용하기로 했다.

이번 프로젝트의 마중물이 된 황 화백의 기부를 통해, 병원은 국내 대표적인 교통안전 솔루션 전문 기업 포럼에이트코리아와 협력해 인지기능이 운전 능력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할 수 있는 전용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수 있었다.

그러나 선한 영향력은 이에 그치지 않았다.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포럼에이트코리아는 매칭 그랜트 형태로 전용 하드웨어를 직접 제작해 기부하며 한 예술가의 진심 어린 나눔에 기업의 기술력과 사회적 책임으로 화답했다. 이로써 실제 도로와 유사한 가상 주행 상황을 구현하고, 운전 행태를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는 '통합형 교육 시스템'이 실체를 갖추게 됐다.

기부를 통해 이뤄진 고령자 및 인지저하 환자 대상 평가·연구 목적의 운전 시뮬레이터 구축은 국내 상급종합병원 신경과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향후 본 시스템은 의과대학생과 전공의 등 의료진의 임상 교육 자료로 활용될 뿐 아니라, 고령자 인지기능과 운전 안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높이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황규백 화백은 "이번 기부가 구체적인 결과물이 돼 뜻깊다"며, "해당 시뮬레이터가 많은 고령 운전자들에게 안전 운전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양동원 교수는 "황규백 화백님의 숭고한 기부 정신이 기업의 기술 협력으로까지 이어졌고, 그 결실로 초고령사회가 직면한 교통안전 문제를 해결할 의미 있는 자산이 탄생했다"며, "기부자와 기업의 뜻이 의료 현장에서 가장 가치 있게 쓰일 수 있도록 연구와 교육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기부를 진행한 황규백 화백은 메조틴트(mezzotint) 기법을 독자적으로 승화시켜 국제 판화계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확립한 세계적인 거장으로 알려져 있다.

'풀밭 위의 하얀 손수건'(1973) 등 일상의 사물을 신비로운 서정성으로 풀어낸 그는 류블랴나·브래드포드·피렌체 등 세계 주요 판화 비엔날레에서 수상했을 뿐 아니라, 1984년에는 사라예보 동계올림픽 공식 작품집 수록 판화를 제작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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