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5만 명 순유출, 대공황 이후 첫 역이민
불법 이민자 추방은 단기적 요인…범죄 확산·생활비 상승·정치적 혼란 등 요인
140개국, 美 영구이민 희망자 수년래 24% →15% 감소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 타임스(GT)는 21일 지난해 15만 명 가량이 인구가 순유출한 미국에게 ‘이민자의 나라’라는 수식어는 재검토가 필요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미국의 ‘역이민’은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처음으로 올해와 내년에도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예상된다며 배경과 의미, 파장 등을 심층 분석했다.
학자들은 미국의 이러한 인구 역전 현상은 경제 활력과 사회적 결속력 그리고 국제적 매력의 쇠퇴를 시사한다고 지적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브루킹스연구소가 1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순이민 유출 인구는 1만 명에서 29만 5000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관련 데이터를 분석해 지난해 순이민 유출 인구가 약 15만 명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1930년대 이후 처음으로 발생하는 ‘역이민’ 현상이다.
미국 정부는 불법 이민자 추방 강화와 비자 규제 강화 정책 탓으로 돌리고 있다. 국토안보부는 지난해 약 300만명의 불법 이민자가 미국을 떠났다고 밝혔다.
하지만 WSJ에 따르면 50개국 이상에서 미국인들의 거주 허가 신청, 해외 부동산 구매, 유학생 등록 등이 늘어났다.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 거의 모든 국가에서 거주 및 취업을 위해 입국하는 미국인의 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으며 계속 증가하고 있다.
미국인들의 시민권 포기 신청 건수도 늘어나 2024년 전년 대비 48% 늘었다.
지난해 11월 갤럽 조사에 따르면 2년 연속으로 미국인 5명 중 1명꼴로 기회가 주어진다면 다른 나라로 영구 이주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미국은 오랫동안 ‘이민자의 나라’로 여겨져 왔다. 이 표현은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이 상원의원 시절이던 1958년 저서 ‘이민자의 나라(A Nation of Immigrants)를 출간한 이후 널리 알려졌다.
브루킹스 연구소에 따르면 미국 정부의 제한적인 이민 정책과 강제 추방 조치가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WSJ에 따르면 경제적 문제, 생활 방식에 대한 선호도, 그리고 미국의 발전 방향에 대한 실망감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이주한다고 이주자들은 인터뷰에서 밝혔다.
그들은 폭력 범죄의 확산, 생활비 상승, 심화되는 정치적 혼란도 꼽았다.
점점 심화되는 빈부 격차도 미국을 떠나는 요인이다. 퓨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1971년 미국인의 61%가 중산층 가구에 살았지만, 2023년에는 그 비율이 51%로 떨어졌다.
세계 정세의 변화도 미국의 순유출의 배경이 됐다. 다극화 시대의 경제 구조 재편은 세계적인 인재와 자본의 주요 목적지로서 미국의 독보적인 경쟁력을 약화시켰다.
개발도상국들의 부상과 발전, 캐나다와 호주 같은 선진국들의 더욱 매력적인 인재 유치 정책과 탄탄한 사회 복지 시스템 등이 미국으로 향했을 이민자들을 끌어들이는 효과를 가져왔다.
미국으로의 이민 감소는 경제에 우선적으로 타격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다.
3월 브루킹스 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과 2025년 사이 이민 감소가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0.19~0.26%포인트 둔화시키고, 2025년 소비자 지출을 400억~600억 달러 감소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조지 메이슨대 샤르 공과대학 정책 및 행정학과 저스틴 게스트 교수는 누가 떠나는지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과학저널 네이처지가 해외 채용 정보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1월부터 3월까지 미국 과학자들이 해외 연구직에 지원한 건수가 2024년 같은 기간보다 3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인재들이 떠나기 시작하면 미국은 노동력 손실뿐 아니라 혁신과 장기적인 경제 성장의 핵심 동력까지 잃게 된다.
순이민의 영향은 미국의 예외주의와 국가 정체성에까지 위협을 가하고 있다.
이민자 시민권과 출생 시민권을 포함한 근본적인 원칙들을 후퇴시키려는 시도는 미국을 예외적인 나라로 만들어 온 핵심을 공격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템플대 연구원인 케이틀린 조이스는 월스트리트 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세계 최고의 국가이며 모두가 이주하고 싶어 한다는 예외주의를 약화시킨다”고 말했다.
2025년 140개 국가 및 지역의 성인 14만 4000명 이상을 대상으로 한 갤럽 조사에 따르면, 미국으로 영구 이주하려는 전 세계적인 의향이 거의 2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전 세계 성인의 15%만이 미국을 선호하는 목적지로 꼽았다. 이는 2007년에서 2009년 사이의 24%에서 감소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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