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연, KMTNet·제미니 망원경 활용해 'KSP-OT-202104a' 관측
두 별이 72분 만에 공전하는 극한의 근접 상태…전 세계 단 10개뿐인 우주 기현상
기존 진화 이론으로는 설명 안되는 희귀 '왜소신성'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기존의 천문학 이론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기이한 형태로 죽어가는 희귀한 별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발견됐다. 두 개의 별이 거의 맞닿을 듯한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서로를 무서운 속도로 공전하는 천체다. 이번 발견은 별이 태어나고 소멸하는 우주의 진화 비밀을 풀 새로운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천문연구원은 김상철 박사가 주도하는 초신성 탐사 관측 연구진이 외계행성탐색시스템(KMTNet)과 제미니 망원경을 이용해 일반적인 별들과 다르게 진화하며 죽음을 향해 가는 '왜소신성'을 발견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번에 발견된 왜소신성은 기존 천체들과 달리 두 별 사이의 거리가 비정상적으로 가깝다는 것이 특징이다.
◆ 72분마다 한 바퀴…우주 기준 깨부순 '기이한 댄스'
우주에 존재하는 별의 절반 가량은 두 개의 별이 서로를 끌어당기며 공전하는 쌍성계에 속한다. 태양처럼 홀로 존재하는 별은 연료가 고갈되면 비교적 조용하고 평탄한 최후를 맞이한다. 이 때문에 마지막 순간의 변화를 정밀하게 포착해 연구하기가 쉽지 않다.
반면 서로 맞물려 도는 쌍성계에서는 두 별 사이에 거대한 물질 이동이 일어난다. 이 과정에서 온갖 격렬한 우주 현상이 나타나 별의 죽음을 연구하는 최고의 실험실이 된다.
대표적인 현상이 바로 왜소신성이다. 늙어버린 백색왜성 주변을 돌던 가스 원반이 짝꿍 별의 물질을 빨아들이다가 갑자기 폭발하며 급격히 밝아지는 현상이다. 왜소신성은 거대한 초신성 폭발보다 규모는 작다. 하지만 우주에서 발생하는 빈도가 훨씬 높아 별의 노년기와 죽음을 연구하는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천문연 연구진은 지구 자전에 관계없이 최소 한 곳에서 연속 관측이 가능한 24시간 연속 관측 망원경인 외계행성탐색시스템을 활용해 초신성 탐사를 수행하던 중 특이한 왜소신성 'KSP-OT-202104a'를 발견했다.
보통의 왜소신성은 두 별이 서로를 한 바퀴 도는 공전주기가 최소 76분 이상이다. 그러나 이번에 발견된 천체는 공전주기가 단 72분에 불과했다. 우주 기준선보다 훨씬 빠르게 돌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비정상적으로 짧은 주기를 가진 희귀 천체는 전 세계 천문학계를 통틀어 지금까지 단 9개만 보고됐을 정도로 희귀하다. 이번 한국 연구진의 발견으로 인류가 찾은 천체는 10개가 됐다.
◆ 기존 진화 이론 '먹통'…K-우주 망원경이 새 지평 열었다
여기에는 이영대 박사 등이 지난 2022년 발견한 왜소신성 'KSP-OT-201701a'도 포함돼 있다. 이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보고된 희귀 왜소신성 10개 가운데 2개를 국내 연구진이 발견하게 됐다.
공전주기가 짧다는 것은 두 별이 거의 충돌하기 직전만큼 가깝게 붙어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현대 천문학의 별 진화 이론으로는 이 천체가 왜 이렇게 가까운 거리까지 좁혀졌는지 명확히 설명되지 않는다. 세계 천문학계가 이 천체의 중심부 구조가 일반 별보다 훨씬 단단하거나 헬륨 함량이 비정상적으로 높을 것이라는 추측만 내놓는 이유다.
논문 제1저자인 김상철 박사는 "초신성 탐사 연구는 초신성 자체에 대한 연구성과 창출뿐 아니라, 당초 예상하지 못했던 왜소신성의 발견과 같은 새로운 연구 분야의 장을 연 대표적인 사례"라며 "탐사 자료가 후속 연구를 위한 중요한 토대이자 새로운 발견의 원천이 될 수 있음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별이 죽음에 이르는 또 다른 진화 경로가 존재하는지 규명하기 위해 왜소신성의 진화 과정을 밝히는 후속 연구를 이어갈 계획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천문학 저널(The Astronomical Journal) 2026년 7월호에 게재됐으며, 지난 10일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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