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란 협상, '레바논' 80분 논의후 교착…"비공개 대화중"(종합)

기사등록 2026/06/22 04:45:11

트럼프 "헤즈볼라 방치시 타격"에 반발

네타냐후, 레바논 남부 주둔 지속 확인

협상 재개되면 '호르무즈·핵-제재' 논의

[뷔르겐슈토크(스위스)=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이란 정권이 21일(현지 시간) 스위스에서 만나 종전 협상을 시작했으나, 레바논 전선 종전 문제와 이를 둘러싼 트럼프 대통령 발언 논란으로 이란이 협상장을 떠나면서 교착됐다. 양국은 카타르·파키스탄 중재 하에 약 80분간 회담한 뒤 아직 협상을 재개하지 못하고 있다. 2026.06.22.

[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이란 정권이 21일(현지 시간) 스위스에서 만나 종전 협상을 시작했으나, 레바논 전선 종전 문제와 이를 둘러싼 트럼프 대통령 발언 논란으로 이란이 협상장을 떠나면서 교착됐다. 양국은 카타르·파키스탄 중재 하에 약 80분간 회담한 뒤 아직 협상을 재개하지 못하고 있다.

이란 반(半)관영 타스님통신은 이날 이란 대표단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 협상 대표단에 가한 위협은 양해각서(MOU) 제1항을 명백하게 위반하는 것"이라며 "대표단은 트럼프 대통령 발언에 항의하며 협상장을 떠났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도 이란 국영 매체를 인용해 "이란 협상 대표단이 80분간 평화 회담이 열린 '건물을 떠났다(left the building)'"며 "미국 대통령의 모욕적 메시지 발표로 회담이 어려운 국면(difficult phase)에 접어들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직전 트루스소셜에 "이란은 레바논에서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그들의 대리세력(proxies)을 즉시 멈추게 해야 한다. 그러지 않는다면 우리는 지난주보다 훨씬 강하게 이란을 다시 타격할 것"이라는 글을 올렸는데, 이것이 MOU 제1항의 '무력 위협 자제' 합의 위반이라는 것이 이란 주장이다.

다만 협상이 완전히 파행된 것은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CNN은 이란 측 소식통을 인용해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졌지만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다"라며 "외교 당국자들이 협상장으로 복귀하도록 하기 위핸 비공개 채널 대화는 계속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양국 보도를 종합하면 미국과 이란은 첫 80분간 협상에서 본 쟁점인 핵 문제는 거론하지 않고 레바논 전선 문제를 중점적으로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

알자지라에 따르면 미국 측은 이란이 헤즈볼라를 제어하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를, 이란 측은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영토에 있는 한 헤즈볼라에게 자위권이 있다는 입장을 펼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열쇠를 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도 레바논 남부 주둔 지속을 재확인했다. 그는 "헤즈볼라 공격으로부터 (이스라엘) 북부 주민과 모든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한 레바논 남부 안보지대에 계속 주둔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스라엘군은 22일 오전 6시부터 레바논 접경 북부 지역을 포함한 전국에 대한 집합 제한 조치를 해제한다고 발표하는 등 휴전 이행 조치를 일부 취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재국도 협상 동력을 되살리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란은 80분간 미국과 대면 회담 종료 후 카타르와 양자 회담을 통해 자국 입장을 전달했고, 카타르 대표단은 이후 협상장으로 복귀해 물밑 조율에 나선 상태로 알려졌다.

알자지라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은 협상을 재개하기 전에 해결되기를 원하는 중대한 문제들이 있다고 본다"며 "이란은 합의를 준수할 것을 미국에 요구하고 있는데, 이것을 어기는 것은 미국의 동맹국(이스라엘)"이라고 전했다.

앞서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회담 개시 전 "시오니스트 정권이 레바논에서 계속 의무를 위반하고 있는데, 이것이 오늘 회담의 주요 쟁점 중 하나가 될 것"이라며 MOU 제13항 준수를 언급했다.

MOU 제13항은 "미국과 이란은 제1항, 제4항, 제5항, 제10항 및 제11항의 이행 개시와 이러한 조치들의 지속적 이행을 조건으로 그 밖의 항들에 관해서만 최종 합의에 관한 협상을 시작한다"다. 첫 조항인 제1항부터 지켜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최종 합의에 관한 협상을 시작할 수 없다는 것이 이란 입장으로 보인다.

협상이 재개될 경우 양국은 호르무즈 해협 개방, 핵 문제 및 제재 해제 관련 추가 논의를 이어갈 전망이다. 미국은 이날 협상을 통해 유엔 사찰단의 핵 시설 사찰을 관철시키고, 그 대가로 동결자산을 일부 해제하는 방안을 준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이 이미 이란 동결자산 해제를 협의했다는 이란 측 주장도 나왔다. 이란 대표단 관계자는 파르스통신에 "협상에서 동결자산 문제 및 해제 방안을 논의했다"며 "이란산 원유 및 파생상품 관련 미국 제재를 일시 면제하는 내용의 합의 초안 작성이 완료됐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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