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소방관증·소방복 수여식도
이채원 학생 추모모임 등은 21일 오후 광주 광산구 광주광역시교육청시민협치진흥원 주차장에서 이 양의 추모식을 열었다.
추모식에는 이 양의 유가족을 비롯해 원민경 성평등가족부장관, 박균택·임문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고인의 생전 친구와 광주지역 시민단체 회원, 일반 시민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김순 추모연대 집행위원장의 사회로 진행된 추모식은 ▲1부 기억과 애도 ▲2부 위로 ▲3부 동행의 약속 ▲4부 이별 순으로 진행됐다.
이 양을 향한 묵념을 시작으로 생전 모습을 돌아보고 기억하는 시간, 이 양과 친분이 있던 교직원과 친구들이 단상 위로 올라 작별을 고하며 추모했다.
정치권을 비롯한 각계각층이 재발 방지를 위한 다짐에 나서는가 하면,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광주소방지부는 생전 응급구조사가 꿈이었던 이 양에게 명예소방관증과 소방복을 수여했다.
이 양의 고교 1학년 시절 담임교사를 맡았던 정회윤씨는 담담하게 추모사를 읽어 내려가다 벅차오르는 슬픔에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이 양은 제 교직의 시작을 함께 한 학생이다. 학급에서 무슨 일이 생기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가장 먼저 손을 들고 가장 먼저 나서서 돕던 아이였다. 평소 배려와 행동을 몸에 익히고 있었다"고 돌이켰다.
이어 "우리는 그런 이 양을를 지켜주지 못했다. 한 아이가 안전하게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어른들이 반드시 지켜야했던 약속이었다"며 "오늘 우리는 이 양을 잊지 않겠다고 약속하러 온 것이다. 친구를 가장 소중히 여기고 사람을 살리는 사람이 되고싶어하던 이 양의 꿈을 기억하겠다"고 눈물을 쏟아냈다.
친구들도 퉁퉁 부은 눈으로 단상 위에 올라 고인을 향한 그리움을 토해내며 작별을 고했다.
친구 김보경 양은 작별 인사가 담긴 편지를 통해 "부재가 존재를 증명한다는 말이 이런 것인 줄 몰랐다. 친구를 피해자 A양으로 불러야 했던 날 얼마나 펑펑 울었는지 모른다"며 "그 시절 우리가 나눴던 넉넉한 마음과 세상으로 첫 발을 내딛던 용기를 전부 기억하겠다. 세상에서 가장 좋은 곳으로 가달라"고 이 양을 추모했다.
원 장관은 "이 양을 지켜내지 못한 현실 앞에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범죄로부터의 안전과 피해자 보호는 어떤 경우에도 소홀히 다뤄져서는 안되는 우리 사회 기본 책무"라며 "정부는 이번 사건을 매우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관계기관과 함께 피해자 보호체계를 더욱 촘촘히 살피며 피해를 예방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임 의원은 "이 양이 남긴 흔적이 우리 사회를 더 안전하게 바꾸는 씨앗이 돼야한다. 이제는 우리가 응답할 차례"라며 "광산경찰서, 광산구청과 함께 지역 치안 강화 방안을 논의해 여성과 아이들이 홀로 걷는 길을 안전하게 만들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겠다"고 했다.
차경희 광주여성의전화 상담소장도 "스토킹, 교제폭력, 성폭력 등 여성폭력 가해자에 대한 강력한 제재와 실효성 있는 예방시스템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며 "이 양의 죽음은 개인의 비극에만 머물러서는 안된다. 여성혐오와 젠더폭력이 반복되는 사회를 바꾸지 못한 우리 모두와 국가의 책임을 분명히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광주지법 형사13부(부장판사 이정호)는 오는 22일 오전 10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강간 등 살인·성폭행)·살인미수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장윤기의 첫 재판을 연다.
장윤기는 어린이날인 지난달 5일 0시11분께 광주 광산구 월계동의 한 고등학교 인근 인도에서 귀가하던 이 양에게 성적 목적으로 접근하다 흉기로 살해하고 비명을 듣고 달려온 남자 고등학생(17)을 흉기로 찔러 살해하려 한 혐의로 기소됐다.
같은 달 3일 직장 동료인 20대 외국인 여성 A씨를 감금 성폭행·스토킹하고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하던 지난해 6월부터 7월 사이 총 7차례에 걸쳐 중학생의 신체 일부를 몰래 촬영한 성폭력범죄처벌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 등으로도 재판에 넘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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