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사상 최초로 9000포인트 고지를 밟으며 한국 자본시장의 새 역사를 쓴 코스피 지수가 다음 주 본격적인 '1만피'(코스피 10000) 진입을 위한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미국과 이란의 전격적인 종전 합의 여파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걷힌 가운데, 시장의 시선은 인플레이션 지표의 향방과 반도체 대장주들의 실적 가시성으로 옮겨가고 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15~19일) 코스피는 전주(8123.62) 대비 928.8포인트(11.43%) 내린 9052.42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는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 타결 소식이 전해진 직후부터 연일 상승세를 이어오면서 지난 18일에는 사상 처음으로 9000포인트를 돌파했다.
이후 지난 19일에도 종전 기대감이 반영되며 장중 9300선을 돌파하는 등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다가 미국과 이란의 협상 지연 소식이 전해지며 하락 마감했지만 9000선은 사수했다.
지난 한주 외국인 투자자들이 1조8227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개인과 기관은 각각 832억원, 1조3524억원을 팔아치우며 차익 실현에 나섰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에 따른 위험자산 선호 심리 확대가 증시에 상방 압력을 가하는 가운데, 이번주는 미국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와 마이크론의 실적 발표가 향후 상승 랠리의 지속성을 결정할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NH투자증권은 이번주 코스피 예상 밴드를 8200~9500선으로 제시했다.
이번주 증시의 첫 번째 변수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불확실성이다.
최근 FOMC 정례회의는 신임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의 매파적 색채가 뚜렷하게 확인된 변곡점이었다. 연준은 기준금리를 3.50~3.75%로 동결했으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며 올해 말 기준금리 전망치 중간값을 3.8%로 상향 조정했다.
특히 케빈 워시 의장은 기존의 포워드 가이던스에 대해 시장에 적합하지 않다며 사실상 폐기 방침을 시사하고, 연준이 제시해 온 2% 물가 목표를 지키지 못했다며 물가 안정을 강조하면서 향후 발표될 물가 지표에 대한 장내 민감도는 한층 높아지게 됐다.
이에 따라 오는 25일(현지시간) 발표를 앞둔 미국의 5월 PCE 물가지수에 시장의 이목이 집중된 상황이다. 현재 근원 PCE 물가 상승률 예상치는 3.4%로 전월 대비 상승폭은 제한적이다.
전문가들은 에너지발 인플레이션 압력이 물가까지 전방위로 확산되지만 않는다면 유가 하락과 맞물려 매파적 기조에 대한 우려를 진정시킬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통화정책에서 기인하는 변동성을 방어할 요소로는 국내 증시를 부양하고 있는 실적 모멘텀이 꼽힌다.
코스피가 이번주 본격적인 2분기 프리어닝 시즌으로 진입하면서, 시장에서는 첫 관문으로 오는 24일 예정된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의 3분기 실적 발표에 주목하고 있다.
글로벌 메모리 병목 현상 지속으로 마이크론의 3분기 주당순이익(EPS) 컨센서스는 전분기(12.2달러) 대비 63.3% 급증한 19.92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마이크론이 업황 호조를 증명하고 우호적인 가이던스를 제시할 경우, 이는 국내 반도체 업종의 장기 호황 기대감으로 이어져 지수의 추가 상승 탄력을 강하게 자극할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 7월 초 잠정실적 발표를 앞둔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개월 전 84조5000억원에서 87조8000억원으로, 3분기는 105조9000억원까지 치솟은 상황이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마이크론듸 실적이 업황을 재확인해 줄 경우 반도체 대형주의 실적 가시성이 부각되며 증시 내 수급 쏠림이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오는 23일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연례 시장분류 리뷰에서 한국이 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한 관찰대상국에 등재될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실제 편입까지는 최소 수년이 소요되지만, 등재된다면 국내 증시의 고질적인 디스카운트를 해소하는 중장기적 밸류에이션 리레이팅 촉매제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현재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8.47배 수준으로, 극단적인 저평가 구간은 탈출했으나 여전히 주가의 절대적인 가치는 낮다는 평가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과거 평균치인 선행 PER 9.5배를 적용하면 코스피는 1만166포인트, 10배 적용 시 1만700포인트까지 상방이 열린다"며 "기초체력의 정상화 과정만으로도 충분히 코스피 1만 시대 진입이 가능한 국면"이라고 분석했다.
금리 지표와 실적 가이드라인에 따른 단기 조정 국면이 연출되더라도, 이를 비중 확대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조언이다.
전문가들은 이익 전망이 뚜렷하고 밸류에이션 매력이 유효한 반도체, 자동차, 조선, 방산 등 기존 주도주 중심의 매집 전략을 유지하되, 단기 변동성 국면에서는 통화정책 가이던스 부재를 방어할 수 있는 실적 견조 업종이나 내수주의 반등 흐름을 활용하는 방안을 추천했다.
◇주요 경제지표 발표 및 이벤트 일정
▲22일 = 한국 6월 1~20일 수출
▲23일 = 한국 5월 소비자심리지수, 미국 6월 S&P글로벌 제조업 PMI·서비스업 PMI, 미국 6월 리치몬드 연은 제조업지수, 유럽 6월 S&P글로벌 제조업 PMI, 일본 6월 S&P글로벌 제조업 PMI, 일본 5월 PPI 서비스 물가지수
▲24일 = 미국 5월 신규주택매매
▲25일 = 미국 5월 개인소득·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근원PCE 물가지수·내구재 신규수주
▲26일 = 일본 도쿄 소비자물가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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