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세척액에 '간장' 섞어 눈속임…中서 독거 노인 노려 '67억' 사기

기사등록 2026/06/20 01:45:00
[서울=뉴시스] 중국 베이징에서 노인 100여명을 대상으로 장 세척액에 요리용 간장을 섞은 뒤 몸속 독소라고 속여 수십억원을 뜯어낸 대규모 사기단이 적발됐다. (사진=유토이미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정우영 인턴 기자 = 중국 베이징에서 노인 100여명을 대상으로 장 세척액에 요리용 간장을 섞은 뒤 몸속 독소라고 속여 수십억원을 뜯어낸 대규모 사기단이 적발됐다.

19일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베이징 경찰은 가짜 건강관리센터를 차려놓고 조직적 범행을 벌인 일당 30여명을 사기 혐의로 체포했다. 경찰은 최근 한 60대 여성이 해당 센터에 70만 위안(약 1억5751만원)을 탕진했다는 가족의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했다.

조사 결과 이들 일당은 베이징 전역에 20개가 넘는 매장을 가짜 건강관리센터로 위장해 운영해 왔다. 이들은 주로 혼자 살거나 자녀와 따로 지내며 외로움을 느끼는 부유한 고령층을 범행 타깃으로 삼았다.

사기단은 노인복지관 등을 찾아가 무료 의료 상담을 해준다고 접근한 뒤, 가짜 의사를 동원해 장기 치료가 필요하다고 노인들을 협박했다. 피해자 리 씨 역시 처음에 단돈 38위안(약 8551원)짜리 발 마사지 상품권에 현혹돼 센터를 찾았다가 덫에 걸린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들은 노인들에게 장 세척을 시술하면서 요리용 중국식 진간장을 세척액에 몰래 혼합하는 엽기적인 수법을 썼다.이후 배출된 시커먼 액체를 몸속의 독소라고 속여 회당 수만 위안의 고가 치료 결제를 유도했다.

피해자 중에는 최대 200만 위안(약 4억원)을 뜯긴 노인도 있었다. 돈이 떨어진 리 씨가 치료를 포기하려 하자 센터 직원들은 "병을 고치지 못하면 돈이 무슨 소용이냐"며 금팔찌를 담보로 하라고 종용하기도 했다. 이들이 운영한 유령 센터들의 총 거래액은 3000만 위안(약 67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 현지에서는 급격한 고령화로 양산된 '독거 노인'의 심리를 파고든 조직범죄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중국 내 60세 이상 고령 인구는 전체의 23%인 3억2300만명을 돌파했으며, 이 중 60%가 홀로 지내는 독거노인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wong@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