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시發 달러 강세…신흥국 통화 랠리 '급제동'

기사등록 2026/06/19 15:16:28 최종수정 2026/06/19 15:50:24

美 금리 인상 전망 부상에 원화·헤알화·호주달러 약세

[서울=뉴시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매파적 전환 신호에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서 신흥국 및 원자재 수출국 통화가 일제히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 사진은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위변조센터에서 직원이 달러를 들어보이고 있다. 2026.06.19.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매파적 전환 신호에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서 신흥국 및 원자재 수출국 통화 가치가 일제히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

19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최근 시장이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반영하기 시작하면서 아르헨티나 페소와 노르웨이 크로네 등 주요 신흥국 및 원자재 통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이 취임 후 첫 회의에서 연준의 기존 완화 성향을 사실상 거두면서 더욱 뚜렷해졌다. 현재 선물시장에서는 10월까지 0.25%p(포인트)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반영하기 시작했다.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를 넘어서고 경기 회복세가 예상보다 강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추가 금리 인상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달러 자산 선호가 높아지며 달러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올스프링 글로벌 인베스트먼트의 멀티에셋 포트폴리오 매니저 루샤브 아민은 "미국 금리의 매파적 전환 기대가 외환시장을 재편하고 있다"며 "높은 금리를 제공해 인기를 끌었던 통화들의 매력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말했다.

브라질 헤알화와 호주달러, 한국 원화는 최근 한 달간 달러 대비 2% 이상 하락했다. 말레이시아 링깃과 캐나다 달러도 약세를 보였으며 노르웨이 크로네는 4% 넘게 떨어졌다.

특히 브라질 헤알화와 호주달러, 노르웨이 크로네는 중동 전쟁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과 미국 금리 인하 기대에 힘입어 올해 초부터 5월 말까지 달러 대비 약 10% 상승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미국의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해 브라질과 같은 고금리 국가 자산에 투자하는 '캐리 트레이드' 수익성도 악화되고 있다. MUFG의 리 하드먼 수석 외환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금리 상승과 달러 강세가 인기 있던 캐리 트레이드 청산을 촉발했다"고 말했다.

한국 원화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주의 급등 이후 일부 기관투자자들이 차익실현에 나서면서 추가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 반면 이란 전쟁으로 타격을 받았던 에너지 수입국인 인도 루피와 인도네시아 루피아, 필리핀 페소 등은 자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또는 자본 유입 확대 조치에 힘입어 한 달간 강세를 보였다.

다만 시장 전문가들은 신흥국 전반의 위기로 번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보고 있다. 2022~2023년 미국 금리 인상 사이클 당시의 혼란을 겪은 이후 많은 신흥국이 외환보유액을 확충하고 통화정책 신뢰도를 높였기 때문이다.

아비바 인베스터스의 커트 노울슨은 "이번 오일 쇼크는 신흥국 통화의 광범위한 매도세로 이어지지 않은 첫 사례"라며 "정책 신뢰성이 방어막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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