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용 내고 해군 호위 하 신속 통과 구상"
호르무즈 열렸으나 통항 재개 속도 더뎌
동맹국 압박 측면도…佛 "항모 파견 준비"
[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호르무즈 해협에 해군 함정을 투입해 유조선 통항을 호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과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골자로 하는 종전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가운데, 통항 재개 속도를 더 끌어올리겠다는 취지다.
폴리티코는 16일(현지 시간) 익명의 관계자 3명을 인용해 "백악관은 미국과 이란이 평화 협상을 진행하는 동안 해운 회사들이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이용하도록 유도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며 "선박이 비용을 지불하고 미 해군 호위를 받으며 신속하게 통과할 수 있도록 하는 'VIP 패스' 구상도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미국과 이란은 지난 14일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개방, 미국의 해상 봉쇄 해제를 포함하는 MOU에 서명하고 오는 19일 스위스 뷔르겐슈토크에서 정식 서명식을 열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에 16일 기준 선박 14척이 호르무즈 해협을 건너는 등 통항량이 늘어나기 시작했으나, 전쟁 발발 전의 '일일 130척'에 비하면 재개 속도가 더디다. 15일에는 통항 유조선이 한 척도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선박 추적 업체 케이플러에 따르면 16일 현재 유조선 220척을 포함한 약 500척이 호르무즈 해협 안쪽 페르시아만에 정박 중이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통항량이 빠르게 회복되지 않는 핵심 원인은 보험 문제다. 4월7일 휴전 이후로도 이란의 해상 공습이 간헐적으로 이어지면서, 해운사가 통항을 결정하더라도 보험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익명의 소식통은 "현재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들은 대부분 보험 약관을 위반하고 있다"며 "보험사들이 보험을 다시 제공하도록 어떻게 유도할 수 있을지가 문제"라고 짚었다.
미국은 앞서 200억 달러 규모의 공공 보험 구상을 발표했으나 참여 기업은 거의 없었고, 이에 트럼프 대통령과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이 직접 나서서 해법 모색을 촉구한 끝에 해군 함정을 투입해 민간 보험사들을 끌어낸다는 방안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식통은 "선박에 'VIP 패스'를 단다는 개념으로, 수수료를 내고 통항 우선권을 얻은 뒤 필요시 군사적 호위까지 제공받는 방식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유럽 등 동맹국 해군 전력의 역할 분담을 요구하는 측면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 전직 관계자는 "이것은 현재 프랑스에서 열리는 주요7개국(G7) 정상회의와 연관이 있다"며 "프랑스, 영국 등 유럽 국가들이 페르시아만 안보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공간을 만드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15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직전 "해협 개방을 보장하기 위한 프랑스와 영국의 공동 임무를 매우 빠르게 시작할 준비가 돼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샤를드골 항공모함, 호위함, 공군 전력 등을 2~3일 내 중동에 투입할 수 있다며 "우리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선박에 통행료를 부과하지 못하도록 모든 일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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