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서울 연화사 대학생 대상 무료 급식 '청년밥심'
광고 거절하고 연화사 배식대에 선 사찰음식 명장
학생 120명에 당근 국수 등 11가지 사찰음식 나눔
"이제야 찾아와…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나눔 계속"
학생들 "집밥 같아 좋아" "선재스님 팬" 인증샷
[서울=뉴시스]이수지 기자 = 대한불교조계종 사찰 연화사 공양간은 사찰음식 명장 선재스님의 팬미팅 현장을 방불케 했다.
19일 서울 회기동에 있는 연화사에서 진행된 대한불교조계종사회복지재단의 대학생 대상 무료 급식 행사 '청년밥심(心)’ 행사에 선재스님이 등장하자 공양간을 가득 메운 대학생들은 일제히 휴대폰을 들고 선재스님을 찍느라 여념이 없었다.
이날 현장에는 선재스님의 사찰음식을 맛보기 위해 인근 대학교 학생 120명과 조계종사회복지재단 대표 도륜스님, 연화사 주지 묘장스님 등 스님들과 봉사자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날 행사가 특별한 이유는 사찰음식 명장이자 최근 넷플릭스 예능 프로그램 '흑백요리사2' 출연으로 유명한 선재스님이 배식에 직접 나섰기 때문이다.
선재스님은 이날 방송 후 쏟아지는 광고와 프로그램 출연 제안을 모두 거절하고 공양간 배식대 앞에 섰다. 선재 스님은 공양 배식 시작 전 한 인터뷰에서 "미래를 이끌어갈 청년과 대학생들이 건강하게 우리 전통문화를 이어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선재스님은 "2년 전 한 경희대 교수의 부탁으로 청년들을 위한 밥상 나눔을 약속했으나, 바쁜 일정 탓에 이제야 찾아오게 됐다"며 "이번 나눔은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사찰음식 전법단과 어린이, 청소년, 대학생, 아픈 환우들을 위해 계속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오전부터 준비해 정오 전에 내놓은 음식은 연잎밥, 당근국수, 두부짜글이, 죽순오이무침, 과일방아화채 등 총 11가지에 달했다.
선재스님은 이날 메뉴에 대해 "모두 제철 식재료를 사용해 전통 방식으로 만든 음식"이라며 "특히 인기를 끈 ‘당근국수’는 설탕을 단 한 톨도 넣지 않고 오직 당근 자체 단맛과 사찰에서 직접 가져온 씨간장, 된장, 고추장으로 맛을 내 소화가 잘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음료수 대신 준비된 전통 화채에는 자소엽과 방아잎이 곁들여졌다.
선재스님은 배식 전 학생들을 위한 강의에서 사찰음식의 의미에 대해 "공양는 단순히 먹는 행위가 아니라 몸과 마음, 영혼을 나누는 것"이라며 “오늘 여러분이 먹는 사찰음식은 몸을 건강하게 할 뿐 아니라 마음을 평화롭게 하고 지혜를 키워주는 음식"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당근 하나에도 흙과 물, 햇빛, 바람, 수많은 사람의 손길이 담겨 있다”며 “자연의 생명과 연결된 음식의 가치를 알고 감사한 마음으로 남기지 말고 먹으라"고 당부했다.
연화사 주지 묘장스님, 조계종 사회복지재단 대표이사 도륜스님, 선재스님과 봉사자들이 앞치마를 두르고 학생들에게 음식을 담아줬다. 선재스님은 배식 후 학생들과 인증사진도 함께 찍었다.
음식을 건네받은 학생들의 손은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느라 바빴다. 이날 시험 기간이었으나 "선재스님 팬"을 자처한 경희대 여학생은 "지난해 1학기 때 청년밥심에 와서 시칠음식을 먹었는데 맛있어서 2학기 때부터 계속 먹고 있다"며 "집밥을 먹을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주지 묘장스님은 "청년밥심의 '심'은 마음 심(心) 자를 쓴다"며, "음식을 통해 청년들의 배고픔뿐만 아니라 마음의 허기짐까지 채워주고 싶다”라고 청년밥심 기획 취지를 밝혔다.
이어 "가난한 학생만을 위한 프로그램이 아니라 모든 청년이 편하게 찾아와 따뜻한 대접을 받는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현재 서울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는 '청년밥심' 사업은 앞으로 전국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조계종사회복지재단 도륜스님은 "지방 사찰에서도 관심이 매우 높다"며, "현재 청주, 부산, 경산 등의 지역 사찰과 긴밀히 접촉 중이며, 오는 2학기 입학식 시점에 맞춰 지방에서도 청년밥심 사업을 시작할 수 있도록 열심히 추진하고 있다”라고 추진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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