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통행료 없다" vs 이란 "서비스 비용"…해석 충돌
자연 해협 과금 가능성 논란…전문가 "국제법 근거 없다"
재개방 이후에도 불확실성 지속…해상질서 변수 부상
뉴욕타임스(NYT), AP통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5일(현지 시간) 호르무즈 해협이 재개방된 이후 "영구적으로 통행료는 면제될 것"이라고 밝히며 사실상 어떠한 형태의 통행 비용 부과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이는 세계 에너지 수송의 핵심 경로인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 항행 원칙을 재확인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반면 이란은 통행료가 아닌 '서비스 비용'이라는 개념을 내세우며 다른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이란 관영 파르스통신은 미국과의 양해각서(MOU)에 미국이 이란의 비용 징수 권한을 사실상 인정하는 내용이 포함됐다고 주장했다. 또 호르무즈 해협 선박의 무상 통항은 휴전 협상이 진행되는 60일 동안에만 허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미국 측은 이를 공식 확인하지 않았다.
에스마일 바가에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통행료를 부과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제공되는 서비스에 대한 대가로 수수료를 부과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어떤 서비스가 대상인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이란 당국은 환경 관리 비용이나 항로 안전 유지 등 명목의 요금 부과 가능성을 언급해 왔다.
이와 함께 이란은 오만과 페르시아만 해역 선박 요금 체계 도입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전문가들은 명칭과 무관하게 자연 해협 통과 자체에 비용을 부과하는 방식이라면 국제법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법적 논쟁도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해군전쟁대학 제임스 R. 홈즈 교수는 NYT에 "국제법에는 자연적으로 형성된 해협에 통행료를 부과할 근거가 없다"며 "이를 통행료든 수수료든 무엇이라 부르더라도 본질은 달라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말라카 해협이나 대만 해협 등 주요 국제 해협에서 통행 비용이 부과되지 않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다만 그는 파나마 운하나 수에즈 운하처럼 인공 수로의 경우와는 성격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해당 운하들은 인공 기반 시설 유지와 서비스 제공을 위한 요금 체계가 존재하지만, 자연 해협에는 동일한 논리를 적용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국제사회에서도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우리는 국제법을 수호하며, 이 해협에서 통행료가 부과되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이날 CNBC 프로그램에 출연해 "우리는 호르무즈 해협이 장기적으로 통행료 없이 개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향후 진행될 실무 기술 협상에서 이 같은 내용을 구체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이란 간 충돌 이후 호르무즈 해협은 재개방됐지만, 통행 비용 부과 가능성을 둘러싼 논쟁은 에너지 수송로의 안정성과 자유 항행 원칙에 대한 구조적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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