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새 해외건설 중동 수주 48%→14% '뚝'
GCC 인프라 복구는 '시공사' 우선…韓 유리
이란 재건사업은 제재 변수 "모니터링 필요"
[서울=뉴시스]정진형 기자 = 미국과 이란이 중동전쟁 종전 협상 타결을 선언하면서 전후 재건사업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과거 국내 건설기업이 시공한 걸프협력회의(GCC) 인프라가 전쟁 피해를 입었을 경우 이에 대한 복구사업이 국내 기업의 우선적인 먹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규모가 될 이란 재건사업의 경우 미국의 경제제재로 인해 아직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다.
15일 국토교통부 해외건설통합정보서비스(OCIS)에 따르면, 올해 5월말 기준 중동 지역 건설 수주는 12건 5억6131만달러 규모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중동 건설 수주가 22건 56억4174만달러였던 것과 비교하면 1년 새 10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한 것이다.
전체 해외건설 수주액에서 중동지역이 차지하는 비중도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1월부터 5월말까지 해외건설 수주액의 48.5%가 중동에서 나왔지만, 올해는 14.6%로 줄어든 것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과 봉쇄가 계속되고, 이란이 GCC 국가 내 미군기지와 플랜트, 항만 등 인프라 시설에 대한 미사일·드론 공격을 이어가면서 역내 건설사업이 사실상 올스톱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미국과 이란이 전쟁 발발 106일만에 종전에 합의하면서 공격으로 피해를 입거나 파괴된 인프라 복구사업이 가시화될 것으로 건설업계는 보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발표에 따르면, 지난 4월15일 기준 중동전쟁으로 손상된 에너지 파이프라인은 80곳 이상으로, 복구 비용은 최대 580억달러로 추산된다.
특히 피해를 입은 GCC국가의 가스·정유시설 등 플랜트의 경우 국내 건설기업이 2000년대 후반 대거 수주해 설계나 시설 구조를 이미 파악하고 있는 게 강점이다.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는 리포트에서 "긴급 복구를 요하는 재건 사업의 특성상 시스템을 파악하고 있는 원시공자가 압도적으로 유리하다"고 진단했다.
실제 카타르의 액화천연가스(LNG) 생산 중추인 라스 라판 산업단지의 석유화학시설은 삼성E&A가, 아랍에미리트(UAE) 하브샨의 가스 시설 유틸리티와 부대시설은 현대건설이 각각 시공했다. 사우디 셰이바 유전의 정유시설은 삼성E&A와 현대건설이 시공했다.
과거 중동지역 플랜트 사업을 수행한 국내 주요 건설사들도 기존에 시공한 시설의 복구사업 수주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플랜트 시설의 경우 주기적으로 오버홀(개보수 작업)을 하고 있어 피해가 경미하다면 해당 지역내 건설기업이 맡겠지만, 대대적 복구가 필요한 수준이면 기존 시공사에게 맡길 수밖에 없다"며 "복구사업 발주 여부를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재건사업이 마냥 국내 건설업계에 호재로 작용할지에 대해선 신중론이 앞선다. 전쟁이 종전 수순으로 가고 있지만 장기간 이어진 무력 충돌로 역내 불확실성이 높아졌다. 이로 인해 주재 직원에 대한 위험수당과 보험료, 공사비 등 비용 상승 압력이 큰 탓에 아직 사업성을 냉정하게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더욱이 재건사업 수요가 가장 큰 이란의 경우 국내 기업이 진출하려면 미국의 경제 제재 문제가 풀려야 한다.
미국은 이란과의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파기한 후 이란과 거래하는 제3국의 개인과 단체까지 제재하는 세컨더리 보이콧을 유지하고 있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GCC국가들이 인프라 복구를 위해 원시공자를 중심으로 물밑 접촉을 이어가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이란의 경우 광범위한 폭격을 받은 데다가 장기간 이어진 제재로 낙후되거나 열악한 인프라에 대한 재건시장이 열릴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만 국내 기업의 이란 재건사업 진출을 위해선 제재 문제에 대한 해소가 선행돼야 한다"며 "실제 19일에 나올 미국과 이란간 종전 합의 문안에서 제재 해제 관련 내용이 어느정도 수준까지 구체화될지 좀 더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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