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 시행 석 달 만에 첫 선례…LGU+ 하청 노조 직교섭 인정
자회사·협력사 노동자 1200여명 근로조건에 원청이 실질적 지배력 행사 판단
SKT·KT 등 통신업계 전반으로 '원청 직교섭' 도미노 예고
원청인 LG유플러스가 인터넷·IPTV 설치 및 유지보수 업무를 담당하는 하청 노동자들의 실질적인 사용자로서 교섭 테이블에 나와야 한다는 판정이 내려진 것. 외주화 비중이 높은 통신업계의 특성상 이번 결정이 업계 전반의 고용 구조와 노사 관계 지형을 흔드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지난 1일 공공운수노조 더불어사는희망연대본부 LG유플러스비정규직지부가 제기한 원청 교섭 요구 사실 미공고에 대한 시정 조치 신청을 인용 결정했다.
지부가 지난 4월9일 LG유플러스에 교섭 요구를 한 지 약 두 달, 이후 5월12일 노동위에 시정 신청을 접수한 지 약 20일 만이다. 정부 법 개정 이후 통신 대기업을 상대로 하청 노조가 원청의 책임을 이끌어낸 첫 번째 사례다.
원청 교섭을 요구한 LG유플러스비정규직지부에는 LG유플러스 홈서비스 업무 등을 수행하는 자회사 소속 870명과 협력사 소속 366명 등 총 1236명의 현장 노동자가 가입해 활동 중이다.
그동안 LG유플러스는 이들의 교섭 요구 사실을 사내에 공고하지 않는 등 직접 대화에 응하지 않았다. 공식 고용 관계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이에 노조는 "하청 노동자라도 원청이 근로조건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한다면 사용자성이 인정된다"는 개정 노동조합법을 근거로 정부에 조정을 신청했고 끝내 승소했다.
노동위는 며칠간의 심리 끝에 하청 노조의 손을 들어줬다. 통신선 설치와 유지보수 업무는 원청이 제공하는 통신 서비스 품질과 직결된다. 이 때문에 자회사와 협력업체 노동자들의 실질적인 근무 환경도 원청이 통제하고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판정에 따라 향후 전개될 원청과 하청 노조 간의 교섭 의제는 노동안전, 작업환경, 작업방식, 임금 및 복리후생, 노동조합 활동 보장 등 5가지 분야가 중심이 될 전망이다. 임금 인상 등은 포함되지 않았으나, 지부는 5개 분야 외의 교섭 의제도 추후 교섭 과정에서 제기한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결정을 기점으로 노란봉투법의 파장이 통신가 전체로 번질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국내 주요 통신사들은 대부분 인터넷 설치나 망 관리 같은 현장 업무를 자회사나 외부 협력업체에 위탁하는 구조를 취하고 있다. 외주화 비율이 비정상적으로 높은 구조다.
협력업체의 업무 비중이 절대적인 통신업계 특성상 이번 사례가 선례로 작용해 타사 비정규직 노조들의 원청 직교섭 요구가 도미노처럼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원청인 LG유플러스는 일단 노동위의 정식 판정서가 송달된 이후 구체적인 대응 방향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정식 판정문이 도착한 뒤 관련 절차에 따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hsyhs@newsis.com, us06037@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