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샘 올트먼, 기업용 서비스 비용 낮추는 '토큰 단가 인하' 전격 시사
앤트로픽 '클로드' 견제…기업 시장 점유율 방어 총력전
한 번 쓰면 바꾸기 힘든 '낙인 효과' 노려…당장 손해 보더라도 시장 독점 포석
◆적자 19조원에도 '가격 인하' 강행 검토 속사정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비용은 기업 고객들에게 거대한 문제"라며 가격 인하 방침을 시사했다. 기업들이 인공지능을 사용할 때 지불하는 데이터 비용 단위인 '토큰'의 단가를 낮추겠다는 뜻이다.
현재 시장에서 예측하는 오픈AI의 올해 적자 규모는 무려 19조 원에 달한다.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어 수익성 관리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그런데도 올트먼이 가격 인하를 강행하려는 이유는 후발 경쟁사들의 추격세가 예사롭지 않기 때문이다.
인공지능 업계의 가장 뜨거운 격전지는 기업용(B2B) 시장이다. 현재 오픈AI 출신 연구원들이 독립해 세운 앤트로픽이 '클로드 코드'를 앞세워 기업 시장을 무서운 속도로 잠식하고 있다. 오픈AI 챗GPT의 글로벌 트래픽 점유율이 주춤한 사이, 앤트로픽은 기업시장에서의 무서운 성장세로 오픈AI의 턱밑까지 쫓아왔다.
여기에는 인공지능 시장 특유의 '전환 비용' 구조가 작동한다. 기업들이 한 번 구축해 놓은 AI 업무 시스템은 특정 기술 규격(API)에 맞춰 설계된다. 이 때문에 도중에 다른 회사의 인공지능으로 갈아타기가 매우 까다롭다. 시스템 뼈대를 통째로 뜯어고쳐야 하는 데다, 인공지능에게 일을 시키는 명령어(프롬프트)를 최적화하는 데 들인 시간과 비용을 처음부터 다시 쏟아부어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당장 손해를 보더라도 가격을 낮춰 기업들을 자사 생태계에 묶어두면, 향후 독점적 지위에서 막대한 장기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계산이다.
◆후발주자 제미나이·클로드 맹공…치킨게임 불가피
최근 기업 고객들의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다는 점도 오픈AI를 압박했다. 기업들이 단순 챗봇을 넘어 스스로 비서 역할을 하는 'AI 에이전트'를 앞다퉈 도입하면서 데이터 소비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었기 때문이다. 비용 부담이 커진 기업들 사이에서 단가를 낮춰달라는 목소리가 커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글로벌 차량 공유 기업 우버는 올해 할당된 AI 관련 예산을 예상보다 훨씬 일찍 소진했다. 이 때문에 내부적으로 직원별 사용 한도를 급히 도입하는 등 비용 효율성에 대한 수요가 극에 달한 실정이다.
인공지능 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의 비용 불만이 폭발하고 앤트로픽의 추격이 거세진 상황에서 이번 가격 인하는 단순한 할인이 아니다"라며 "경쟁사를 고사시키고 판을 뒤흔들기 위한 치명적인 승부수"라고 진단했다. 다만 "플랫폼 간 치킨게임이 본격화되면서 AI 데이터센터 등 천문학적인 인프라 투자비를 어떻게 계속 조달할지 가시적인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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