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교위, 중학교 '근현대사 20→30%' 결론 못내…"추후 재논의"(종합)

기사등록 2026/06/11 18:34:56 최종수정 2026/06/11 19:40:24

국교위, 11일 오후 '2026년 제6차 회의' 개최

교육부, 근현대사↑·과목 신설·시수 확보 요청

전문위는 모두, 모니터링단은 수업시수만 반대

전체회의서 '수업 시수 확보'는 반대로 잠정 가닥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차정인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장이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위원회 2026년 제6차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6.06.11.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정예빈 기자 =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가 중학교 역사 교과서의 근현대사 비중을 현행 20%에서 30%로 늘리는 등 교육부가 요청한 국가교육과정 개정 사안에 대해 결론을 내지 못했다. 사회 교과군 수업 시수 확보에 대해서는 반대로 가닥을 잡았으나, 근현대사 분량 확대와 '역사콘텐츠 비평·분석' 과목 신설에 관해서는 위원 간 의견이 엇갈려 차기 회의에서 재논의하기로 했다.

국교위는 11일 오후 '2026년 제6차 회의'를 열고 교육부의 국가교육과정 수립·변경 요청에 대한 진행 여부를 심의했다.

교육부는 지난 3월 학교 역사교육 활성화를 목적으로 중·고등학교 역사교육과정 개정을 요청했다. 현행 교육과정에서 근현대사 분량은 전체의 20%에 불과한 데다, 시대순으로 진행되는 수업 특성상 해당 내용이 교과 후반부에 몰려 있어 학생들이 충분히 익히지 못한 채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문제가 반복됐다. 교육부는 이를 해소하고자 역사 교과서의 근현대사 비중을 30%로 확대하는 방안을 국교위에 건의했다.

사회 교과군 수업 시수 확보도 개정 요청에 담겼다. 현재 중학교 교육과정 편성 운영 지침에 따라 사회 교과군(사회·역사·도덕) 수업은 연간 510시간 실시되며, 학교 사정에 따라 20% 범위에서 증감 운영이 가능하다. 교육부가 약 300개 학교를 무작위 추출해 분석한 결과, 약 46%가 사회 교과군 수업을 줄여 운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시민교육이 강조되는 흐름 속에서 교육부는 시수를 늘리기보다 감축 자체를 금지하는 방식으로 최소 연간 510시간을 보장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아울러 역사 왜곡 콘텐츠의 확산과 미디어를 통한 그릇된 역사관 노출에 대응하고자 고등학교 선택과목 신설도 요청 사항에 포함됐다. 가칭 '역사콘텐츠 비평·분석' 과목을 개설해 학생들이 역사콘텐츠를 주체적으로 해석하고 비판적으로 분석하는 역량을 기르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전문위 "모두 반대"…모니터링단 "사회 교과군 수업 시수 확보만 동의 안 해"

통상 교육부로부터 국가교육과정 수립·변경 요청이 접수되면 국가교육과정 전문위원회의 사전 검토와 모니터링단의 의견 수렴을 거친 후 국교위가 진행 여부를 심의·의결한다. 진행이 결정되면 계획안과 개정안을 순차적으로 심의·의결하는 절차를 밟는다.

전문위원회는 사전 검토 결과 세 가지 안 모두에 반대 의견을 제출했다. 근현대사 확대에 대해서는 역사 왜곡 대응을 위한 교육 강화의 필요성과 현행 분량의 한계를 인정하면서도 2022 개정 교육과정이 아직 전 학년에 적용되지 않은 시점에 재개정을 추진하는 것은 교육과정의 안정성과 신뢰성을 해친다고 우려했다. 중·고교 역사교육 간 계열성 중복 가능성도 반대 근거로 제시됐다.

사회 교과군 시수 확보에 대해서는 민주시민교육 취지에 부합한다는 의견도 있었으나, 학교 교육과정 자율성을 강조한 2022 개정 교육과정의 원칙과 충돌하고 교과 간 형평성 문제와 현장 갈등을 야기할 수 있다는 이유로 반대했다. 선택과목 신설에 대해서도 역사 문해력 교육 강화의 필요성은 인정됐으나, 이미 타 교과에서 다루고 있고 시급성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근현대사 확대와 선택과목 신설에는 동의했으나, 사회 교과군 시수 확보에 대해서는 학교 자율성 침해와 교과 간 형평성 문제, 실효성 부족 등을 이유로 반대 의견이 많았다.

◆전체회의서도 이견…"현장 부담" vs "다양성·근현대사 분량 확대 필요"

이날 전체회의에서도 사회 교과군 시수 확보를 제외한 두 사안에 대한 의견은 엇갈렸다. 이광호 상임위원은 "검토하는 두 주체인 전문위원회와 모니터링단이 모두 부정적인 견해를 내 수용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밝혔고, 다른 위원들도 이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아 사회 교과군 시수 확보는 반대 방향으로 잠정 가닥이 잡혔다.

역사콘텐츠 비평·분석 과목 신설을 둘러싸고는 상임위원과 비상임위원 간 시각차가 뚜렷했다. 차정인 위원장을 포함한 상임위원들은 역사 교과에 국한하지 않고 사회 교과군 전체를 아우르는 방향으로 과목을 설계할 것을 제안했다. 차 위원장은 "사회 교과군을 묶어 역사, 사회, 도덕, 윤리 등을 묶어 하나의 미디어 콘텐츠 비평하는 방향으로 가면 아이들의 미디어 리터러시 등 여러 문제를 함께 해결하고 성장시킬 수 있는 좋은 과목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그야말로 토론 수업이 활발한 과목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고 제안했다.

김경회 상임위원도 "선택과목이기 때문에 아이들이 선택할 기회를 더 주는 것은 좋지 않느냐 생각해 수정 제안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대다수 비상임위원들은 현장 부담 가중을 우려하고 개정 시급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며 신중론을 폈다. 강은희 위원(대구교육감)은 " 현장에서는 다과목에 대한 부담이 많은데 여기에 또다시 사회 교과군을 통으로 묶어 콘텐츠 비평·분석 과목을 신설하면 교과교사의 부담도 상당히 많이 늘어난다"며 "안 그래도 지금 선택과목이 공통교과 외에도 137개가 있고, 사회 선택과목은 그중에서도 유난히 더 많은데 이러한 문제를 간과하고 또 다른 교과를 신설한다는 것은 무책임해 보인다"고 비판했다.

손덕제 위원(농소중 교감)은 "융합은 사회, 과학, 도덕, 역사 등 과목 중 무엇을 중심으로 해서, 어떻게, 누가 가르칠 것이고 평가할 것인가 등 틀이 만들어지지 않으면 학교에서 혼란이 굉장히 많이 생긴다"며 "선생님들의 의견이 더 많이 반영된 후 논의되면 좋겠다는 의견을 드린다"고 전했다.

과목 신설에 찬성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반상진 위원(전북대 명예교수)은 "선택과목이 많은 것에 대해서는 교육의 다양성으로 예전에 다 동의했던 영역"이라며 "교수들도 한 과목만 가르치지 않고 수시로 교육과정을 개발하는데 교사들도 그런 정도의 사고를 하고 있다고 믿기 때문에 교사들의 저항을 우려하는 것은 선생님들을 너무 낮게 평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은영 위원(전국혁신교육학부모네트워크 대표)은 최근 학교 앞에서 벌어진 위안부 피해자 모욕·혐오 시위를 언급하며 "역사교육을 단단히 해야겠다는 학부모들의 위기의식이 높아져 있고 토론의 영역을 여는 부분은 매우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근현대사 분량 확대에 대해서도 다양한 시각이 제시됐다. 현행 교육과정에서 산업화 등 주요 역사적 흐름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고 맥락이 빈약하다는 지적과 함께 30% 이상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김경회 상임위원은 "이 부분은 역사 전쟁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상당히 대립이 많고 시비가 많아 결국 사회 갈등으로 이어졌다"며 "10%를 늘린다면 우리나라가 세계에 자랑할 수 있는 산업화 발전 등을 학생들에게 알려주면 좋겠다"고 했다.

주요국과의 비교를 통해 비중 확대 필요성을 역설하기도 했다. 차 위원장은 "독일 아비투어 역사 시험을 봤는데 시험은 240분 동안 치러지고 논술형 시험이었다. 이런 시험을 치기 위해 공부하면 그야말로 세계시민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부러웠다"며 "20%는 너무 적다. 교과서를 보니 맥락도 없이 단순한 한 줄짜리 사실 위주로 나열되는 것이 너무 많다"고 했다.

반면 근현대사 분량 자체보다 교과서 전반의 구성 문제를 지적하는 시각도 있었다. 손덕제 위원은 "역사 교사들과 이 문제에 대해 대화해보니 교과서를 만들 때부터 분량을 조절해 근현대까지 토론하고 의논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하는데 교과서를 잘못 만들었다는 이야기들을 한다"며 "20%의 문제가 아니라 30%로 늘려도 학교에서 안 가르치면 그만이다. 분히 이해할 만큼의 내용이 들어있고, 그 내용 안에서의 분량을 조절해 가르칠 수 있는 구조로 양적·질적으로 변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교위는 이날 결론을 내리지 못한 근현대사 분량 확대와 역사콘텐츠 비평·분석 과목 신설을 향후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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