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실수로 '7억 뇌물' 공여자 석방…"직원이 보고 안 해"

기사등록 2026/06/10 22:31:46

1심서 징역 3년 받은 '경찰에 뇌물 공여' 사업가

최근 돌연 석방…공수처, 재판부 심문에 불출석

공수처 검사, 보석 후 알아…"실무자 감찰 착수"

[서울=뉴시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1호 인지 수사' 사건인 고위 경찰 뇌물수수 사건의 뇌물 공여 혐의 사업가가 최근 석방됐는데, 이 과정에서 공수처 측이 법원의 보석 심문 일정을 놓치는 황당한 실책을 범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진은 경찰 고위 간부 김모씨. (사진=뉴시스DB). 2026.06.10.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김정현 기자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1호 인지 수사' 사건인 고위 경찰 뇌물수수 사건의 뇌물 공여 혐의 사업가가 최근 석방됐다. 이 과정에서 공수처 측이 법원의 보석 심문 일정을 놓치는 황당한 실책을 범한 것으로 파악됐다.

공수처는 담당 직원이 법원의 의견요청서와 심문기일통지서 등을 보고하지 않아 검사가 몰랐다면서 해당 직원에 대한 감찰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판사 이승한)는 지난달 22일 뇌물공여 혐의를 받는 사업가 A씨의 보석 청구를 인용했다.

A씨는 경무관 김모씨에게 사업 및 형사 사건 등이 잘 처리될 수 있도록 알선해 달라는 청탁과 함께 2020년 6월부터 2023년 2월까지 총 7억7000만원 상당의 뇌물을 건넨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사건은 공수처 1호 인지 사건으로 알려져 있다.

A씨는 뇌물 공여 혐의가 인정돼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경무관 김씨에겐 징역 10년과 벌금 16억여원 및 추징 명령 7억5000만여원이 선고됐다.

A씨는 지난달 14일 2심 재판부에 보석을 청구했다.

재판부는 이튿날 공수처에 의견요청서와 보석 심문기일통지서를 보냈고, 두 문서는 각각 같은 달 18일과 19일 송달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A씨 측이 기일 변경을 신청하자 재판부는 같은 달 18일 일정을 바꾸고 재차 공수처에 통지, 다음날 송달됐다.

그런데 세 차례의 문서 발송에 공수처는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형사소송법은 재판부가 보석에 대한 결정을 하기 전에 검사의 의견을 반드시 묻도록 정하며, 검사도 지체 없이 재판부에 의견을 표명해야만 한다.

심문 당일인 지난달 21일 오후 4시, 공수처 측은 출석하지 않고 A씨 측만 참석한 채 심문이 끝났다.

담당 검사는 A씨가 보석된 후 이 사실을 알게 됐다고 한다.

공수처 관계자는 "실무 담당 직원이 검사에게 모든 상황을 보고하지 않았고, 검사는 끝까지 몰랐다"며 "해당 직원에 대한 감찰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공수처는 해당 직원에 대한 감찰을 마치고 징계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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