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기주 인턴 기자 = 6·3 지방선거 사전투표에서 일부 지역의 주요 후보 득표수가 동일하게 나온 것을 두고 부정선거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국내 응용통계학계 권위자인 허명회 고려대 통계학과 명예교수가 "통계적으로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현상"이라며 의혹을 반박했다.
허 명예교수는 2022년 '필즈상'을 받은 허준이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의 부친이다.
그는 9일과 10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인천과 광주·전남 지역 사전투표 결과를 분석한 시뮬레이션 내용을 공개했다.
앞서 인천에서는 송도1동과 송도2동에서 박찬대 후보가 각각 3030표, 유정복 후보가 각각 1440표를 얻어 두 동의 득표수가 완전히 일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전남에서도 주요 후보들의 득표 수가 동일한 읍면동이 5쌍 발견되면서 온라인을 중심으로 조작 의혹이 제기됐다.
허 명예교수는 인천 사례를 동전 던지기에 비유해 설명했다.
두 사람이 총 4470번 동전을 던졌을 때 앞면이 나온 횟수가 정확히 같을 확률은 약 1%(0.00903) 수준이라는 것이다. 그는 "개별 사건만 놓고 보면 낮아 보일 수 있지만, 인천 전체 행정동을 대상으로 보면 해석이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인천의 137개 행정동 가운데 두 곳씩 짝을 지을 수 있는 경우의 수는 9316개에 달한다.
허 명예교수는 정치 성향과 유권자 규모가 비슷한 지역을 고려할 경우 득표 수가 완전히 일치하는 사례의 기댓값이 약 0.84개로 계산된다며 "인천 전체에서 한 건 정도의 일치 사례가 나오는 것은 통계적으로 충분히 예상 가능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광주·전남에서 동일 득표 사례가 더 많이 나온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후보들의 총 득표 수가 상대적으로 적고 특정 후보의 득표율이 90% 안팎으로 높을수록 동일한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커진다고 분석했다.
또 광주·전남에는 393개의 읍면동이 있어 두 곳씩 짝지을 수 있는 조합이 7만7028개에 달한다. 이는 인천의 8배 이상 규모다.
허 명예교수는 "조합 수가 크게 늘어날수록 동일한 득표 결과가 나타날 가능성도 함께 증가한다"며 "수학적으로 자연스럽게 설명할 수 있는 현상"이라고 밝혔다.
이번 논란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국회 기자회견에서 "두 후보의 득표수가 완전히 일치할 확률은 5억9000만분의 1"이라며 특검 도입과 사전투표 폐지를 주장하면서 확산했다.
이에 대해 인천·전남선거관리위원회는 설명자료를 통해 "득표 수가 일치한 행정동이라도 소수 정당 후보 득표수와 무효표, 기권표 등 세부 내역은 모두 다르다"며 "각 투표함은 서로 다른 개표소에서 독립적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어 "단순히 확률이 낮다는 이유만으로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자제해 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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