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나 사건, 정당방위 인정 범위 새로운 기준 될까?

기사등록 2026/06/10 17:46:18
의정부지법 남양주지원.  *재판매 및 DB 금지

[남양주=뉴시스]이호진 기자 = 걸그룹 '애프터스쿨' 출신 배우 나나(NANA·임진아)의 집에 침입해 금품을 빼앗으려 한 30대 남성이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은 가운데 이번 재판 결과가 ‘정당방위’의 법적 인정범위 확장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의정부지법 남양주지원 형사1부(부장판사 김국식)는 전날 강도상해 혐의로 구속 기소된 A(34)씨에 대한 선고공판에서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앞서 검찰의 구형이 징역 10년이었던 만큼 상당한 중형으로, 법조계에서는 나나에 대한 A씨의 살인미수 역고소 등 범행 후 태도가 양형에 어느 정도 반영된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전날 재판에서 A씨가 나나에게 입은 부상에 대한 정당방위 판단 배경이 간접적으로 거론되면서 그간의 정당방위 인정 범위와는 사뭇 달라진 판단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날 재판부는 ‘나나의 모친을 제압하는 과정에서 옆에 내려놓은 흉기를 나나가 집어 목 부위를 찔렀다는 A씨의 주장이 사실이라고 하더라도’라는 전제 하에 나나가 입은 상해에 대한 판단을 설명했다.

나나 모녀에게 제압당하는 과정에서 목 부위에 5㎝ 정도의 자상을 입은 A씨는 나나를 살인미수와 특수상해 혐의로 역고소하면서 “나나가 손에 입은 상처는 가해흔이고, 흉기로 목을 찌른 것은 살인미수”라고 주장했었다.
 
재판부는 “피해자(나나)가 손에 입은 상처가 주먹으로 피고인을 수회 때리면서 생긴 것인지 칼을 잡고 대치하는 과정에서 생긴 것인지는 알기 어렵다”면서도 “첫 번째 경우라 하더라도 이는 피해자(나나)가 정당방위를 위해 피의자를 폭행한 것이기에 이것을 피고인을 폭행하거나 상해를 가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이날 재판부의 설명 중 “피해자(나나)가 피고인이 흉기로 어머니를 죽일지도 모른다는 공포에 붙잡혀서 피고인에 대해 주먹과 흉기로 정당한 방위를 한 것…”, “피고인으로서는 피해자가 극도의 공포 상태에서 심각한 피해를 당하지 않기 위해서나 가족을 돕기 위해 정당방위를 하면서…"라고 거론한 부분에서도 흉기로 피고인의 목 부위를 찌른 나나의 행동을 정당방위로 인정한다는 판단을 엿볼 수 있다.

지난 2014년 집에 침입한 도둑을 주먹과 빨래건조대로 때렸다가 도둑이 뇌사하면서 집주인이 과잉방어로 처벌 받았던 사건 이후 정당방위의 범위는 늘 피해자를 위축되게 만드는 문제였다.

그러나 지난해 부산지법이 성폭행범에게 저항하는 과정에서 범인의 혀를 깨물어 절단시킨 최말자씨에게 61년만에 무죄를 선고하면서 정당방위 인정 기준이 국민 법감정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기대를 불러 모으기도 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정당방위에 대한 소극적 해석은 피해자가 범죄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해 더 큰 피해를 입게 할 수 있다”며 “특히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죄나 과도한 폭력행위에 대해서는 피해자가 적극적으로 대항할 수 있도록 정당방위를 적극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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