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공습에 '드론·미사일'로 즉각 맞보복 감행
사우디·튀르키예와 연쇄 통화로 외교 압박 병행
CNN "은밀한 보복에서 전략 바뀌고 있어" 분석
[서울=뉴시스] 신항섭 기자 = 이란이 미군 기지 타격에 이어 주변국 외교 압박까지 동시에 가동하며 군사·외교 양면 전략을 펼치는 가운데, 이란이 과감하고 신속한 보복에 나서자 이를 둘러싼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10일(현지시간) CNN은 이란의 최근 일련의 행보에 대해 수십 년간 대리전과 은밀한 보복에 의존해온 전략이 근본적으로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이란 새 지도부가 '전략적 인내' 대신 군사·경제·지역 영향력을 직접 동원해 중동 정세를 주도하려 한다는 것이다.
이번 충돌의 발단은 미군 헬기 격추였다.
중동 매체 알자지라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순찰 중이던 미군 AH-64 아파치 헬기를 격추했다고 밝혔다.
미군은 무인 드론 보트를 현장에 급파해 조종사 2명을 약 2시간 만에 구조했다.
미군 중부사령부(CENTCOM)는 이를 "이란의 부당한 공격에 대한 자위권 차원의 비례적 대응"이라며 이란을 타격했다.
공습 대상은 호르무즈 해협의 케슘섬과 시리크·자스크·반다르아바스 항구 일대로, 이란의 레이더와 미사일 방어망이 주요 표적이었다.
이란은 즉각 대규모 보복에 나섰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역내 미군 기지 21개소를 공격하고 MQ-9 드론 1기를 격추했다고 주장했다.
바레인 주둔 미 해군 제5함대를 드론으로 타격한 데 이어, 장거리 미사일로 요르단 알아즈라크 미군기지의 F-35 전투기 격납고와 지휘통제시설 등 핵심 표적 4개소도 타격했다고 밝혔다.
쿠웨이트 알리 알살렘 미 공군기지도 공격 대상에 포함됐다. 혁명수비대는 "미국의 추가 군사 행동에 대해 압도적이고 결정적인 대응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충돌은 4월초 체결된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휴전 협정이 사실상 유명무실해지는 과정에서 벌어졌다.
이달 초 미군의 케슘섬 공습에 이란이 쿠웨이트 미군 기지를 미사일로 보복한 데 이어, 이스라엘의 레바논 베이루트 폭격에 이란이 이스라엘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하고 이스라엘이 이란 내 시설을 재공습하는 등 교전이 반복돼왔다.
이란은 군사 대응과 동시에 외교 압박도 병행했다.
아라그치 장관은 사우디아라비아·튀르키예 외무장관과 잇따라 통화하며 미국의 군사 행동을 '이란 주권 침해'로 규탄하고 자위권 차원의 보복이 정당하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중동 핵심 국가들에 이란의 논리를 선제적으로 심어두려는 포석으로 읽힌다.
빠르고 신속한 대응은 이란이 미국의 공격 선례가 생기는 것을 차단하기 위함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또 일각에선 긴장 완화의 신호라고 분석했다.
퀸시연구소의 트리타 파르시 부소장은 알자지라에 "미국이 이란을 사실상 무방비 상태로 공격할 수 있는 선례가 생기는 것을 막으려 한 것"이라며 "규모와 상관없이 공격엔 반드시 응한다는 메시지"라고 분석했다.
반면 마크 키밋 전 미 국무부 차관보는 이란의 보복 공습에 대해 "(미군의 방공망을 흔들거나 전면전을 유도하려는 목적의) 정찰성 성격이 비교적 덜한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확전이 아닌 긴장 완화로 보고 싶다"며 "이번 공습이 갈등 완화의 신호가 돼 다시 외교적 해결책을 모색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2~3일 안에 합의가 가능하다고 언급하는 등 외교적 낙관론을 유지하고 있는 점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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