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꿈 영그는 광주·전남, 관심사는 '공정 단계와 입지'

기사등록 2026/06/10 14:32:55 최종수정 2026/06/10 14:52:24

첨단 패키징 중심 RE100 생태계 구축 유력…용인과 차별화

첨단3·광주공항·해남 솔라시도·혁신도시 주변 등 입지 촉각

반도체 칩. (사진=전남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광주=뉴시스] 송창헌 기자 = 광주·전남 통합 흐름 속에 미래 먹거리이자 지역 염원인 반도체 생산기지 유치가 유력시되면서 어떤 제조 라인, 어느 지역에 들어설지 공정(工程)과 입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삼성·SK 투자 가시화 첨단 패키징·RE100 차별화

10일 광주시와 전남도 등에 따르면 국내 반도체 양대 산맥이자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광주·전남 투자 계획이 가시화되면서 과연 어떤 공정이 도입되고, 어느 부지가 최종 낙점을 받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반도체 공정은 크게 3가지로,  회로 설계(팹리스)와 전공정(FAB·제조 공장), 후공정(패키징·테스트)로 나뉜다.  이 중 전공정은 실리콘 웨이퍼 표면에 나노 단위 미세 회로를 새기는 핵심 과정이고, 후공정은 완성된 웨이퍼를 잘라 최종 칩 형태로 조립하고, 외부 충격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도록 포장·검사하는 작업이다.

광주·전남에 유치 가능성이 높은 공정은 '첨단 후공정'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기존 용인 반도체 메가클러스터에 초미세 전공정 라인을 집중하고 있어, 생태계가 이미 밀집된 전공정의 비수도권 분산엔 난색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첨단 패키징은 인공지능(AI) 반도체와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폭증으로 전력 소모와 열관리, 수율(성공률) 등이 중요 과제로 대두되면서 반도체 성능을 결정짓는 핵심 과정으로 격상됐고, 자동화율이 높은 전공정에 비해 직접고용 효과가 2~3배에 달해 지역 청년인구 유출을 막는 데 체감 효과가 크다.

실제 반도체 후공정 기업인 앰코 광주사업장의 경우 임직원이 4000여 명에 달해 광주에 기반을 둔 단일 사업장으로는 기아차 광주공장과 함께 최대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전공정 팹에 비해 전력과 용수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어 인프라 구축 면에서도 현실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이구동성이다.

정부 정책상 광주가 첨단 패키징 허브로 지정돼 있고, 기존 앰코과 국책연구원 인프라가 탄탄한 데다 차세대 패키징의 핵심이 될 AI데이터센터와 광산업 기반을 모두 갖추고 있는 점도 후공정 패키징의 최적지라는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김영백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나노기술집적센터장은 "광주는 제로에서 시작하는 도시가 아니라 후공정과 실증에 필요한 국책연구원 인프라를 이미 완벽히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첨단3·공항 부지·해남 솔라시도·혁신도시 주변 등 거론

입지도 관심사다. 대기업 실사와 기존 인프라 등을 고려해 볼 때 첨단 3지구, 광주공항 이전 부지, 해남 솔라시도, 나주 빛가람혁신도시 주변 등이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다.

첨단 3지구의 최대 강점은 완비된 인프라와 기존 생태계와의 연결성이다. 광주과기원과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등 국내 최고 수준의 R&D 인프라가 밀집해 있다. 정부가 추진 중인 첨단 패키징 실증센터의 허브이기도 하다.

앰코 광주공장이 인근에 자리 잡고 있어, 대기업 공동 투자가 이뤄질 경우 가장 신속하고 유기적인 후공정 가치사슬을 형성할 수 있다. 다만, 대규모 반도체 공장 라인이 추가로 대거 들어서기에는 잔여 부지의 확장성에 제한이 따를 수 있다는 점은 단점으로 꼽힌다.

공항 부지는 인력 확보 측면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광주 중심권과 가깝고 도심 인프라를 그대로 누릴 수 있어, 석·박사급 엔지니어들이 선호하는 정주여건을 완벽히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KTX 등 광역교통망과의 접근성도 뛰어나 물류 효율성도 높다.

그러나 군 공항 이전 시기와 맞물려 있어 실제 부지 확보와 착공까지 상당한 행정적 시간과 절차가 소요될 수 있다는 점이 치명적인 걸림돌이다. 당장 빠른 투자를 원하는 기업의 속도전과 엇박자가 날 우려가 있다.

삼성전자가 가장 눈독을 들이는 것으로 알려진 해남 솔라시도는 반도체 생태계의 교과서 같은 입지다. 이미 삼성 주도로 2조5000억 원 규모의 국가 AI컴퓨팅센터가 추진되고 있어, 엔비디아 GPU와 매칭할 HBM 첨단패키징 공장이 들어설 경우, 물류비 절감과 시너지 효과도 극대화 할 수 있다. 전국 최고 신재생 발전량을 바탕으로 RE100을 100% 달성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반면 용수는 과제다. 현재 공급가능한 영암호의 수질이 반도체용 초순수에 미치지 못해, 도가 약속한 대규모 정수시설 설치 지원 등 인프라 보완이 시급한 상황이다.

에너지 수도인 나주 혁신도시는 한전 본사가 위치해 있어 대규모 전력공급망 확보와 계통 연계에 가장 유리하다. 에너지국가산단 조성과 연계해 분산에너지 특구를 구축하기에도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 땅값이 저렴해 넓은 부지 확보도 용이하다. 다만, 광주 첨단지구에 비해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협력업체, 기존 패키징 관련 산업 기반이 허약해 초기 비용 부담이 클 수 있다.

국회 산자위 정진욱 의원은 "광주·전남은 단순 제조 기지를 넘어 설계, 제조, 패키징, AI 실증이 연결된 종합 반도체 생태계를 목표로 해야 한다"며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에 맞춤형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광주시와 전남도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앰코 등 글로벌 기업들의 공동 유치를 목표로 RE100 산단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반도체 클러스터 지정을 적극 추진중에 있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AI 시대의 K-반도체 비전과 육성전략 보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12.10. bjk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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