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건설업계, 대형사 정비사업 독점에 '공공·비주택'으로 선회

기사등록 2026/06/10 06:00:00 최종수정 2026/06/10 06:10:24

수익보다 안정…중견 건설업계, 선별 수주 전략으로 이익률 개선

미래 동력 확보…데이터센터·인프라·에너지로 포트폴리오 다각화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24일 서울 시내 한 아파트 공사 현장에 타워크레인이 설치돼있다. kgb@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서울·수도권 도시정비사업은 브랜드와 자금력을 앞세운 대형사들이 주도하면서 중견사들의 입지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습니다."

지난 9일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건설 경기와 관련한 뉴시스 취재진의 질문에 "중견 건설사들이 민간 정비사업에서 밀리면서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고 경험이 축적된 공공 공사로 눈을 돌리는 분위기"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공공 수주가 사실상 새로운 활로로 자리 잡고 있다"며 "수익성보다는 안정적인 물량 확보와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공공 사업 비중을 확대하는 흐름이 뚜렷하다"고 덧붙였다.

대형 건설사들의 핵심 도시정비사업 수주 독식이 이어지면서 중견·중소 건설사들은 민간 주택사업 대신 공공·비주택 분야로 사업 축을 옮기고 있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도시정비사업 수주전에서 밀린 데다, 고금리와 원가 상승까지 겹치며 수익성 방어에 나섰다는 평가다. 특히 무리한 외형 확대보다 영업이익률 개선과 안정적인 수주잔고 확보에 집중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중견 건설사들은 비주택·공공사업을 확대하고, 데이터센터·인프라·해외사업 등으로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두산건설은 공공 정비사업 기반을 넓히며 데이터 기반 선별 수주 전략으로 수익성 개선 성과를 내고 있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률을 8%대로 끌어올렸고, 정비사업 수주도 호조를 보이며 연간 목표를 6조원으로 제시했다. 1분기에는 서울 마곡동 신안빌라 재건축, 신림동 가로주택정비, 홍은1구역·충정로1구역 공공재개발 등 4건을 확보했고, 부산 명장3구역 재건축까지 더해 총 5건의 시공권을 따냈다.

두산건설은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3594억원, 영업이익 299억원, 당기순이익 22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82억원) 대비 263% 증가했고, 당기순이익은 41억원에서 220억원으로 536% 늘었다. 영업이익률도 1.9%에서 8.3%로 상승했다.

금호건설은 공공주택과 LNG 복합화력발전소, 전력구 공사 등 에너지 분야를 포함한 공공 토목·플랜트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최근 토목플랜트본부 조직 개편과 에너지사업부 TF를 신설했다. 1분기에는 한국도로공사가 발주한 계양~강화 고속국도 건설공사 4공구를 수주했다. 총공사비는 약 1676억원 규모다.

금호건설은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453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소폭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57억원에서 121억원으로 112% 증가했고, 당기순이익도 8억원에서 108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계룡건설산업은 공공 수주 확대를 발판으로 중장기 실적 개선에 나서고 있다. 1분기 매출 6707억원, 영업이익 408억원을 기록했으며, 원가율 개선과 준공 물량 반영, 기존 수주 프로젝트 공정 진척 등이 실적을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공공과 민간을 병행한 수주 전략으로 안정적인 일감 확보에 나서고 있다.

또 코오롱글로벌은 1분기 매출 6312억원, 영업이익 22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129.4% 증가했다. 전국 29개 풍력발전 사업을 운영·추진하며 에너지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건설업계에서는 주택시장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중견 건설사들이 공공 및 비주택 시장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간 주택경기 회복 지연과 미분양 부담이 이어지면서 대금 회수 리스크가 낮은 공공 발주 물량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것이다. 안정성이 높은 관급공사 중심으로 수주 전략을 재편하는 흐름이 뚜렷하다.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민간 정비사업에서 대형사와의 경쟁이 쉽지 않은 데다 금융비용과 공사비 부담까지 커지면서 수익성 관리가 중요해졌다"며 "외형 확대보다는 선별 수주를 통해 이익률을 높이고 안정적인 일감 확보에 초점을 맞추는 방향으로 전략이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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